국내에는 수백 개의 웹하드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이런 웹하드업체의 회원은 두 분류로 나뉜다. 파일을 올리는 업로더와 그 파일을 내려 받는 다운로더다.
파일 업로더도 크게 보면 두 부류가 있는데 한 부류는 국내 방송을 거의 실시간으로 올리는 부류와 방송시간과 상관없이 인기 있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부류로 나뉜다.
이들 모두는 자신이 등록한 파일을 다운로더가 내려 받으면 그 때 부과되는 금액에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다.
한 때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김본좌, 정본좌는 바로 야동을 전문적으로 등록한 헤비 업로더로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벌어들였다. 그만큼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야동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인해 김본좌, 정본좌 등과 같은 인물들은 수면 아래로 사라진 상태지만 아예 자취를 감췄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웹하드 사이트를 방문해 보면 수많은 야동들이 등록돼 있다.
미드·일드, 예능의 지속적인 인기
야동과 함께 웹하드업체의 인기 콘텐츠는 바로 일드(일본 드라마)·미드(미국 드라마)로 일컬어지는 외국 드라마다.
그나마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의 경우 국내 방송사에서 방영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미국과 방영 시점에 차이가 있어 드라마가 재밌다는 소문을 들은 시청자들은 방영 시점의 차이가 없는 웹하드나 P2P를 이용하게 된다.
미국 드라마가 국내 방송사를 통해 방영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일본 드라마의 경우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국민 정서를 이유로 들어 아직까지 국내 방송사를 통해 상영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세대들의 경우 일본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오히려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일본 드라마에 빠져 있기도 하다.
이런 수요층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미드와 일드의 헤비 업로더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번역작업을 자신이 직접 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전문가에게 번역을 맡기는 협업을 통해 웹하드에 드라마를 등록해 돈을 벌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이 버는 돈은 야동 헤비 업로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적지 않다.
또한 예능의 인기가 날로 높아짐에 따라 예능 프로그램만을 집중적으로 등록하는 헤비 업로더들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한 웹하드업체 대표는 “야동의 경우 정부의 모니터링으로 인해 업체들도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외국 드라마의 경우 아직까지 통제가 크게 이뤄지지 않아 업체들 사이에서 조금은 안심하는 분위기다”라면서도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쿠폰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돼
웹하드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체들 간의 쿠폰 발행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Z업체의 쿠폰은 시쳇말로 상가 두 집 건너 한 집 꼴로 계산대 근처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 쿠폰이 어디에 이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점 주인들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강북의 한 지하철 역 부근에 있는 편의점과 분식집에서 Z업체의 쿠폰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에 대해 쿠폰의 사용처를 묻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어떤 남자가 와서 쿠폰이 담긴 쿠폰 박스를 놓고 가도 되겠느냐고 묻기에 영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두고 가게 했다”며 “웹하드업체 쿠폰인 건 알지만 별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한 분식점 주인은 “어디에 쓰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영업에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가끔 손님들이 집어가기도 해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쿠폰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
쿠폰번호를 해당 업체의 사이트에 그 때부터 사이트에 등록된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방송사와 영화 배급사와 정식으로 계약된 콘텐츠는 다운로드 받을 수 없으며 이는 별도의 포인트로 결제해야 한다.
만약 정식 계약된 방송사와 영화 배급사의 콘텐츠를 별도의 포인트로 결제할 경우 이는 합법적인 다운로드가 된다. 그러나 저작권자와 계약이 되지 않은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경우 이용자들은 자기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법행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업체에서 발행한 쿠폰을 등록하여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았기 때문에 합법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돼 향후 저작권 단속이 이뤄질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신용카드·캐시백 포인트 결제도 불법 부채질
웹하드업체 중 일부는 신용카드의 포인트 또는 캐시백 포인트로 결제를 할 수 있게끔 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한다고 강변한다.
실제로 신용카드의 포인트와 캐시백 포인트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현금으로 돌려받기에는 많은 시간과 함께 그만큼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많이 써야만 많이 적립되는 포인트이기에 대부분의 신용카드 및 캐시백 이용자들은 차라리 적은 금액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그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신용카드사와 캐시백 업체들도 적립금이 쌓여 향후에 현금으로 전환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모되는 것이 낫다. 또한 포인트로 결제 시 자신들이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인트 결제는 신용카드사와 웹하드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인트로 결제한 후 웹하드 이용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콘텐츠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것뿐이다. 다운로드 받는 콘텐츠에는 저작권을 위배한 것들이 있어 신용카드사와 캐시백 업체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회원들을 불법의 늪으로 빠트리는 꼴이 된다.
신용카드사와 캐시백 업체들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들은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는 이용자들이 저작권에 위배되는 콘텐츠를 받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본좌’ 된다
한 웹하드업체 대표는 더 위험한 것은 웹하드보다 P2P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P2P의 경우 특정 폴더로 공유하는 파일을 다운로드 하기 때문에 파일을 옮기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자신도 불법 파일을 공유하게 되므로 자칫 불법을 자행하는 사람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부득이 하게 다운로드 받은 파일이 있다면 곧바로 다른 폴더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P2P는 특정 폴더를 공유해 이 폴더에 있는 파일들을 서로가 다운로드 하는 방식으로 다운로드 한 파일을 지우지 않고 폴더에 그대로 둘 경우 다른 이들이 검색했을 때 그 파일이 그대로 노출된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불법 파일 공유의 숙주가 된다는 것이다.
김본좌, 정본좌가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현재 성행하고 있는 웹하드를 이용할 경우 이용자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 가급적 웹하드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이용할 경우에도 정식으로 제휴된 콘텐츠만을 이용하는 것이 자칫 불법을 저지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이를 단속해야 하는 당국에서도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희미한 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수영 기자 jun61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