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의 옛 명성은 어디에…주식비중 ‘최저’ 수익률도 ‘최하위’
- 박 회장 재산은 ‘1조 클럽’ 훌쩍 넘어…투명한 기업지배구조 요구돼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이 심상찮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펀드들은 수익률 곤두박질에 펀드런까지 겪는 수모를 당했다. 자산운용사 1위 자리 역시 삼성자산운용에 빼앗길 위기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 12월 20일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맵스)의 전면 합병을 발표했다. 특히 개별적으로 특화했던 미래에셋맵스를 살리지 못하고 자산운용에 합병시킨다는 것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게다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그룹 전체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준비한다는 소문에 그룹 내부가 흉흉하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투자 및 운용 능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와 함께 그 현황을 짚어본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의 주식비중이 그동안 과도했다”면서 “운용자산 중 주식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있었고 이제 주식비중을 충분히 낮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이 주식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운용사의 본연의 역할인 주식투자를 외면하는 미래에셋에 과연 미래가 있느냐”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의 주식비중은 지난해 8월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급락 이후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다. 이후 같은 해 10월 찾아 온 상승장에 외면당한 미래에셋의 수익률은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또한 같은 해 10월 중반 국내 주식형펀드에 총 156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때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196억 원의 자금이 이탈해 자금유출 1위의 불명예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특히 연초 후 수익률은 -12.21%로 운용사 전체 평균 수익률 -8.53%보다 훨씬 낮아 자산운용사 규모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들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재산은 수익률과 반대로 수직상향중이다. 재벌닷컴이 지난해 10월 개인 자산 1조 원이 넘는 ‘1조 클럽’ 갑부 25명의 순위를 발표한 것에 따르면 박 회장은 ‘자수성가형’ 부자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박 회장의 재산평가액은 지난 2010년 1조1841억 원에서 지난해 2조4683억 원으로 1년 동안 배가 넘는 1조2842억 원이 불어나 재계에 파문이 일었다. 이에 대해 재벌닷컴 측은 “비상장법인에 대한 가치 평가 기준을 변경했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의문이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법인을 포함해 41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중 상장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와이디온라인으로 단 2개뿐이다.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컨설팅과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등은 모두 비상장사다. 따라서 공시의무가 없고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도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박 회장의 오너 일가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 80% 이상을 보유 중이며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7.71%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10.52%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맵스의 지분 10.06%,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36.98%, 미래에셋생명 지분 59.67%를 가지고 있다.
금융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에게 너무 집중된 측면이 있고 그것이 장점과 단점으로 동시에 작용한다”면서 “지배구조의 분권화는 물론 그룹 차원의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의 합병에 이어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그룹 전체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점치는 형국이다. 최근 박 회장이 계열사 경영진에게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요구한 것은 ‘자산’만이 아니라 ‘사람’까지 포함됐다는 것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자산운용과 맵스의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