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도 다 내 손 안에 있소이다”
“손·정도 다 내 손 안에 있소이다”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10-19 13:11
  • 승인 2010.10.19 13:11
  • 호수 860
  • 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의 새 중심추 삼수회
(왼쪽부터) 우상호 - 임종석 - 백원우 - 김영춘 - 이인영

민주당의 세력 지형이 꿈틀대고 있다. 10·3 전당대회 이후 각 세력 마다 진로 탐색을 모색하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인 손학규 대표는 당권을 거머쥔 뒤 김영춘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끌어안기에 나섰다. 2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정동영 최고위원도 쇄신연대를 주축으로 손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전대를 통해 지도부에 입성한 이인영 최고위원을 주축으로 한 486 세력이 돌풍을 일으키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486 세력의 향배를 추적해봤다.

민주당은 요즘 세력 지형이 개편되면서 당권파와 비주류 간의 세력 다툼이 가시화 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상승세와 맞물려 당내 경쟁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손 대표에게 전대 본선에서 당권을 내준 정동영 최고위원 등 비주류의 견제수위가 높아지는 상황.

국회 외통위 국감차 해외 체류 중인 정 최고위원은 출국 후인 지난 10월 11일 사무총장 임명 등 주요 당직인선이 단행된 데 대해 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 측은 “최고위원들 간에 논의를 거치지 않은 이번 인사가 사실상 대표의 전횡이 아니냐”면서 손 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과 뜻을 함께하는 비주류 연합체 ‘쇄신연대’도 당직 인선에 대해 ‘일방통행’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쇄신연대에는 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한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이 속해 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에 있을 예산국회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라졌다.

한미 FTA 등 당 정체성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며 ‘낮은 자세’ 행보를 보이는 손 대표의 태도를 주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 등 비주류가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는 반면 재협상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신주류와 구주류가 대립각을 날카롭게 하는 가운데 이번 전대에서 돌풍을 일으킨 486세력의 거취가 어느 때보다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이 주요 주자들 간 세력 다툼에 벌어지고 있는 동안 당내 486 세력은 세 확장 추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삼수회는 어떤 조직?

이인영 최고위원을 지도부에 밀어 넣으며 이름을 알린 486 출신 전 현직의원들의 모임 ‘삼수회’는 오는 11월 중 전국적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삼수회는 회원들이 셋째 주 수요일에 만난다는 모임이라는 의미로, 정족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 조직도 느슨한 연대모임 형식을 띄고 있다. 삼수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인영 최고위원도 실제로는 이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않아 사실과 일부 다르다는 측근의 전언이다.

삼수회 조직 확대를 추진하며 세 확장을 주도하는 인물은 임종석 전 의원과 함께 이 모임을 실질적으로 리드해 온 우상호 전 의원으로 알려졌다.

우 전 의원은 10·3 전대 직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관계자, 일부 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삼수회를 확대 개편해 조직화 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삼수회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486세대 모임 성격이 아니라 진보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조직적인 결집체로 모이려는 계획”이라며 “전국에 본부를 두는 형식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계획에) 참여하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그림이 달라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수회가 세력 확대에 나선 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핵심으로 부상, 세대교체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486 그룹이 지난 전대에서 단일화에 진통을 겪는 등 분열을 일으키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단 486 세력의 확장은 추후 민주당 내 역학구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전대 이후 손 대표가 486 세력을 대하는 대접부터 확연히 구별된다.

손 대표는 당직 인선 첫 작품으로 486 그룹의 김영춘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기용했다. 김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출신에다 내정 당시 민주당적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손 대표는 당내 일부로부터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부산 출신으로 지역외연 확대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반영돼 별 무리 없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또 486 그룹인 이철우 전 의원을 사무부총장으로 임명했다.

이 전 의원은 삼수회 활동을 주도해온 인물로,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으로 여의도에 입성했으나 2004년말 한나라당이 ‘조선노동당 가입 및 간첩암약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에 휩싸여 이듬해 3월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손학규 486 감싸는 속내는?

이 처럼 손 대표가 전대 이후 486 세력 감싸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과 이 사무부총장 등이 모두 486 삼수회 회원이라는 점 때문에 손 대표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을 젊은 피로 채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차기 대권을 향한 지지기반 확대라는 포석이 내제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정동영 최고위원이 쇄신연대와 함께 손 대표를 향한 견제의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486 세력의 지원을 받겠다는 의도도 있다.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경우 공석이 될 당 대표 자리를 노릴 공산이 높다. 정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486 세력도 추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야 할 상황. 따라서 486 세력은 민주당 내 세력다툼의 정 가운데 위치하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력 확장에 나서며 독자노선을 달리는 민주당 486 세력. 주가가 껑충 뛴 이들이 추후 누구의 손을 잡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