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 친구집을 쑥대밭으로 만든 10대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7일 “주인이 없는 빈 친구집을 2개월 동안 무단으로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로 정모(14)군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20여 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집주인 주 모 씨는 지난 8월부터 교환교수 일정으로 가족들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고 있었다. 출국 두 달 뒤인 10월께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부터 “집에서 악취가 나고 집이 너무 시끄럽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11월 3일 자신의 집에 돌아온 주 씨는 쑥대밭이 된 집을 보고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경찰 수사결과 범인은 주 모 씨의 딸 친구인 황 모 양(12)인 것으로 밝혀졌다. 황 모 양은 주 씨의 출입문 비밀번호를 기억해둔 뒤 주 씨가 출국하자 다른 친구들을 불러들었다. 이후 메신저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10여 명 이상이 드나들었다.
이들은 2달 동안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었고 음주와 각종 탈선 행위를 저질렀다. 또 용돈 마련을 위해 3000여만 원의 금품까지 훔친 것.
경찰은 “학생들 대부분이 평소 가출이 많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집이 비어 있어 잠시 머물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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