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손 대표 취임 당시 '합리적인 지도자', '한나라당 출신으로 대화가 통하는 정치인'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한나라당은 "손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의 멍에를 벗기 위해 결국 정쟁의 구태정치를 재연하고 있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그랬던 손 대표가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라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구태 정치의 모습이라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운하 사업은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포기 선언을 했고 한나라당도 여러 번 확인한 바 있다"며 "지금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으로는 결코 대운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국민도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앞으로도 발목잡기 공세를 계속하면 민주당과 손 대표는 '청계천에 놀란 가슴, 4대강에 떨고 있다'는 많은 국민들의 의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라며 "더이상 4대강 사업이 운하를 위한 것이라는 구시대적인 억지 정치공세는 포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과거 우리의 동료로 1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해 다소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 것은 예상했지만, 그 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며 "여야간 싸우지 않는 정치가 계속될 수 있도록 제1 야당 지도자가 자중해주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홍준표 최고위원 역시 "요즘 손 대표가 '오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손 대표가 예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민주당 대표가 되더니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멍에를 벗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4대강 사업을 대운하 사업이라고 국민들을 현혹하고, 현혹시킨 주제로 민주당을 결집시켜서 한나라당의 멍에를 벗으려는 것은 국가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손 대표가 전부터 주장해왔듯이 투쟁의 리더십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구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민주당의 당대표로 선출된 것은 합리적인 리더십이 보였기 때문"이라며 "합리적인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는 손 대표의 행보는 민주당에도 당대표 개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로 매우 안타깝다"고 우회적으로 손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앞서 손 대표는 4대강 사업현장인 경기 남양주시 팔당 유기농 재배단지를 방문, "4대강 사업은 강을 죽이고 농민들을 죽이는 위장된 운하 사업"이라며 4대강 사업의 전면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박세준 기자 yaiyai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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