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에 필연적인 것…개개인에 밀접한 방송 위해 고민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9시 뉴스데스크’의 앵커·기자이자 MBC 부국장인 최일구(52)아나운서가 그릇된 정책과 세태에 독설을 퍼붓기 위해 모바일 방송국에 몸을 실었다. 최일구 아나운서와 개그맨 박명수가 간판 진행자로 포진해 있는 ‘손바닥TV’는 2000만 명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유저에 최적화된 쌍방향(시청자의 실시간 참여) 채널이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동영상 제공 사이트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뉴 미디어’라 불릴 만하다. ‘손바닥TV’에서 최 앵커는 매주 월요일 최일구의 ‘소셜데스크’를 진행하면서 기존 뉴스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발언들을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개그맨, 예능인이 아닌 아나운서의 풍자와 독설에 많은 시청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미 최 앵커는 ‘9시 뉴스’의 정적인 이미지를 풍자와 재치로 깨트렸다. 네티즌 사이에서 ‘최일구 어록’을 모아놓은 게시글, 동영상 등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화제가 된 그의 발언과 ‘손바닥TV’의 특징을 살펴봤다.

본격적인 소셜(Social)방송을 표방한 ‘손바닥TV’는 참여자의 자유로운 의견 제시와 눈치보지 않는 내용구성으로 기존 방송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최일구 앵커가 있다.
지난 2일 개국한 ‘손바닥TV’는 초반부터 최 앵커를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인기 아나운서를 통해 시사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홍보하기 위해서다. 최 앵커는 MBC 뉴스를 책임지는 아나운서인 동시에 ‘아나테이너’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최 앵커는 TV 연예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개그맨으로 전업하면 성공할 방송인’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이와 같은 강점을 활용해 제작진은 최 앵커와 박명수가 출연하는 ‘상반신 노출’ 홍보영상을 찍었고, 네티즌들의 웃음을 유발시켰다. 목욕탕에서 서로의 때를 밀어주다 벌어지는 헤프닝이 주된 내용이다.
당시 박명수는 최 앵커에 대해 “그런(코미디)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도 재밌게 했다. 앞서 나가는 앵커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개국을 선포한 특집쇼에서 최 앵커는 “세계 최초의 ‘소셜TV’에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평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어 “미디어 환경이 유선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종편에겐 미안하지만 우리가 (시청률이)더 나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최 앵커의 자신감은 오래 지나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엄청난 규모의 공세에도 불구 1% 미만의 시청률에 허덕이는 ‘TV 조선’, ‘jTBC’, ‘채널A’, ‘MBN’에 비해 눈에 띄일 만한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최일구, “정치인들은 꼭 유세만 하면 시장을 가더라”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 방송인 노정렬, 그리고 특별 게스트와 진행하는 최일구의 ‘소셜데스크’ 또한 할 말은 하고 넘어가는 진행으로 인지도 상승에 기여했다.
최근 몇 주간 ‘소셜데스크’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종편 광고 압박 의혹’, ‘SNS 심의’, ‘FTA 통과’ 등을 정면으로 다뤘다.
최 앵커는 디도스 테러에 대해 “경찰이 배후를 안 밝힌 건지 못 밝힌 건지 의혹만 증폭된다”면서 “몇백 원(FTA 반대 시위 때 사용한 촛불)초는 누가 사줬나 난리 치던 분들이 디도스 공격비용 수십억 원의 배후는 왜 캐지 않느냐”며 강도 높은 수위를 넘나들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언급할 때는 “항간에서 종편의 엄마라고 일컬어진다. 종편을 출산하고 집을 지어주는 것도 모자라 먹이를 물러줬다”며, “계속 싸고돌면 자식 버릇 나빠진다”는 비유로 일침을 가했다. 최 위원장은 “(종편에 대한)광고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으로 보고 광고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최 앵커는 방송심의위원회의 ‘SNS 심의’ 사건에 대해서는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마크 토너의 말을 빌려 “표현의 자유가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도 적용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손바닥TV’로 한결 쎄진 최일구식 발언은 지난해 ‘MBC 뉴스데스크’ 때 벌써 정점을 찍었다. 앵커가 지녀야할 객관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선도 존재했지만, 공분을 살 만한 사건과 서민 먹거리와 관련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시청자들이 하고픈 말을 대신 내뱉어준 것이다.
최근에도 최 앵커는 뉴스 취재와 관련 명륜동에서 연탄을 나르다가 “연탄 한장이 550원이다. 몇 백원짜리 ‘사랑의 연탄’ 취재하다 론스타 5조원 ‘먹튀’ 소식을 들으니 갑갑하다”라는 솔직한 발언을 이어갔다.
비주류 특유의 색깔과 비주류 답지 않은 인기를 지향하는 ‘손바닥TV’는 스마트폰 외에도 ‘구글’, ‘유튜브(youtube)’채널, ‘다음 TV팟’, ‘판도라TV’, ‘iMBC’ 등에서 송출되고 있다.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
이창환 기자 hoj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