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법륜초청 ‘경계’... “이유 뭐냐”
친박계, 법륜초청 ‘경계’... “이유 뭐냐”
  • 정찬대 기자
  • 입력 2011-12-19 10:26
  • 승인 2011.12.19 10:26
  • 호수 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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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초청받은 법륜... 정치적 해석 난무

▲ 법륜스님<사진=뉴시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청와대의 초청으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강력한 대권 라이벌로 꼽히는 안 원장의 멘토 법륜 스님의 이날 강연을 두고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박(친박근혜) 측에서는 친이(친이명박)계가 현재 재창당을 주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법륜스님의 청와대 초청은 당을 흔들어 깨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철수의 멘토 법륜... 靑 초청강연 진행

지난 14일 청와대 초청으로 안철수 원장의 멘토로 불려진 법륜스님이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평화재단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이날 청와대 초청 강연에서 ‘나눔의 정치’를 강조했으며, ‘꿈’을 주제로 청년실업, 일자리문제, 대학등록금, 비정규직, 물가상승, 현실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법륜스님은 “요즘 젊은이들이 과거보다 부유해졌고 학벌도 더 좋아졌지만 이들이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닫혀 있기 때문”이라며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도 너무 안전한 것만 찾지 말라”며 “한 개인의 작은 날갯짓이라도 실행해 봐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거기서 배우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실패는 큰 실패를 막아 주지 않느냐”며 “꿈은 실현 가능한 희망”이라고 부연했다.

법륜스님은 100회 연속 전국 순회강연 ‘즉문즉설(卽問卽說), 희망 세상 만들기’를 진행함으로써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경남도청에서 김두관 경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희망강연’이 이어졌고, 3일에는 경주에서 ‘소풍모임’이 진행됐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서울 강남구에서 올해 마지막 강연인 ‘법륜스님이 들려주는 희망세상 통일이야기’를 전개했다.

친박측 ‘경계’... “청와대가 법륜을 왜?”

‘디도스 사태’로 한나라당이 분열하면서 당 쇄신책을 둘러싸고 친이-친박간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다.

현재 친이계는 전면 쇄신을 통해 재창당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친박계에서는 현 수준에서 당을 쇄신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즉 당을 깨지 않는 상태에서 쇄신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김성식 정태근 의원이 이미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당 쇄신의 깊이와 방향에 따라 쇄신파 의원들의 탈당이 또 다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박 전 대표 중심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고심은 깊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제3의 신당’ 창당을 예고하기도 했던 법륜스님이 청와대의 초청을 받고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더욱이 그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안철수 원장은 박근혜 전 대표와 대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친박계는 강한 경계심을 보였다. 청와대가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는 이를 현 시점에서 왜 초청했냐는 것이다.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지난 13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내일 법륜스님이 청와대에서 토크쇼를 한다”고 전한 뒤 “법륜스님이 정당을 안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인식하기로는 당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에서 왜 법륜스님의 초청 토크쇼를 하는지 모르겠다. 임태희 실장이 초청했다고 하는데 그 의미를 잘 모르겠다”며 이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박세일 교수도 신당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지금 당 밖에서는 언제든 한나라당이 분열되면 보수진영을 끌고 가려는 세력들이 있다”면서 “이런 것을 제대로 읽고 재창당 주장을 해야 한다”고 친이계의 재창당 주장을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열리는 토크 콘서트 행사는 직원뿐만 아니라 대입 수험생까지 초청,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외부와의 소통강화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지 특별한 정치적인 의미는 없다”며 친박계에서 제기하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등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정찬대 기자 minch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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