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산시의 '돈 퍼붓기' 행사에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시가 올해에만 벌써 수영대회 명목으로 한 두 차례의 똑같은 행사를 개최해, 형평성 잃은 시 행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만이 크다.
특히 시는 2012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 감축 등으로 전 부서 30% 예산 감액을 추진 중이다.
15일 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오산시의회가 '제1회 오산시의장배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를 이틀에 걸쳐 개최했고, 지난 4일에는 오산시가 '제1회 오산시장배 물 향기 수영대회'를 열었다.
시의장배 대회에는 4000만원이, 시장배 대회에는 800만원의 예산이 사용됐다.
하지만 재정위기에 따른 예산감축 및 내년 4월 총선 등을 놓고 볼 때 시의 이 같은 행태는 모두 지역민 표심을 향한 '선심성 행사'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민주노동당 김원근 오산시위원장은 최근 논평을 내고, "오산시가 돈 없다는 소리는 헛소리로, 곽상욱 시장과 김진원 시의장이 돈쓰기 대회라도 하는 것인지 의문이 앞선다"면서 "지난 10월 내내 축제를 하고도 아직도 축제에 배가 고픈 것인지, 죽는 소리로 예산감축 등을 외칠 때 는 언제고 이제 와서 또다시 축제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 예산은 시장과 의장의 쌈짓돈이 아니며, 자신의 주머닛돈이라면 이처럼 예산을 물 쓰듯 하겠는지 궁금하다"며 "19만 오산시민의 소리에 귀를 닫은 시장과 의장은 분명한 시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 예산이 주민 화합 및 불우이웃 돕기 등을 외면하며 수장 간 얼굴 알리기 행사로 전락해, 예산 사용에 대한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주민 이모(40·중앙동)씨는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면서 "밥을 못 먹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장들의 치적 및 얼굴 알리기 행사 등은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용 혈세 낭비라면 지금이라도 행사를 전면 중지해야만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적어 이미 인근 지역에서도 이같은 체육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있는 중"이라며 "어떠한 행사이던지 정치적 바탕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내년에는 오산시수영연맹까지 수영대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19만 인구의 오산시에서 수영대회만 3번 열리게 된다.
김장중 기자 kj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