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 소재 모 중학교 역사 교사 A(32)씨가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의 문구를 시험문제로 출제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 교사가 출제한 시험문제는 (A)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제시된 예문이 ‘▲교회장로입니다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정적을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그러다가 원좌에서 쫒겨나게 됩니다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등 이었다.
문제가 확산되자 확인에 나선 해당 학교는 16일 A교사가 지난 13일 이러한 예문과 함께 (A)가 누구인지를 묻는 문제를 3학년 기말고사에 출제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이 문구의 출처는 다름 아닌 '나는 꼼수다' 였다. 팟캐스트 ‘나꼼수’의 패널이자 PD인 김용민 교수가 지난 2009년 5월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프닝에서 이 대통령 조롱을 위해 사용했던 문구라는 것.
A 교사는 자신이 출제한 이 시험 예문을 촬영해 지난 13일 김 교수의 트위터에 게재해 올리기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A 교사는 김 교수의 트위터에 사진과 함께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교수님의 시사자키 오프닝 멘크를 기말고사로 출제했다. 근데 (김 교수가) 분명히 답을 말해줬는데도 이명박이라 쓰는 애들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또 A교사는 자신이 출제한 시험 예문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배포한 교육용 CD에 기록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 측은 중학생이 풀어야 할 역사 시험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문제의 A 교사에 대해 징계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본 트위터리안들은 이날 A교사를 시험 예문을 놓고 찬반이 엇갈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자신의 트위터로 전해진 A교사의 시험문제에 대해 김용민 교수는 '황당하긴 뭐가 황당한가. 이승만을 '국부'로 숭상해야 상식인가'라는 글을 올려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