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과 함께 범신계에 속하는 용신도 마찬가지의 힘을 가졌다.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용에 대한 전설이 숱하게 있었다. 그러나 용은 하나의 상상적 동물로서 인간이 실질적으로 용을 보았다거나, 용의 실존적 고증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들은 용을 높이 섬겼고, 용신을 지상 최고 신으로 신앙한 것만은 사실이다. 말했다시피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용신숭배 사상을 가져왔다.
신라 제30대 문무대왕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완성시키고 승하하면서 “과인이 죽어서 동해의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겠노라”고 했다.
신하들은 문무대왕을 화장하여 경북 월성군 용당리 바다 가운데 있는 대왕암에 유골을 뿌렸다. 문무대왕의 아들인 신문왕은 대왕암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감은사라는 절을 짓고 부왕의 명복을 빌었다.

근심을 풀어주는 피리, 만파식적
신라 때 어느 날이었다. 바다에 풍랑이 일고 하늘엔 먹구름이 덮이더니 천지를 흔드는 뇌성벽력과 장대 같은 비가 일주일간이나 쏟아지며 암흑천지가 되었다. 그 후 동해 바다 가운데 한 섬에 기이한 대나무가 나타났다. 이 대나무는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합하여 하나가 되는지라 왕은 직접 몸을 움직여 현장으로 갔다.
이때 용이 나타나 왕에게 “죽어서 해룡이 된 문무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이 합심하여 동해 중의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습니다”라고 전했다.
신문왕은 용에게 “어떤 대나무냐?”고 물었다.
용은 이렇게 답했다.
“비유하건대 한 손으로는 어느 소리도 낼 수 없지만 두 손이 마주치면 능히 소리가 나는지라 이 대나무도 역시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나는 것이오…. 또한 대왕은 이 성음의 이치로 천하의 보배가 될 것이다”
왕이 이 대나무를 베어서 피리를 만들어 부니 나라의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해결되었다 한다. 이 피리는 신라의 국보가 되었는데, 효소왕王 때 분실했다가 우연히 다시 찾게 된 후 이름을 만만파파식적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일이 있고부터 신라 백성들은 용을 섬기게 되었고, 용신을 성신으로 숭배하게 되었다.
동해 용왕신이 故 A회장 지켜줘
그렇다면 용신은 무엇인가? 산신이 산 그 자체의 대자연 에너지이듯 용신은 바다라는 대자연의 영성을 갖는 무한 에너지다. 인간 가운데는 간혹 용신 기운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
H그룹을 창업,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故 A회장이 바로 그 같은 인물이다. 남북통일의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는 故 A회장은 동해 용왕신이 수호신이다.
흥미로운 것은 故 A회장이 묻힌 검단산의 신비이다. 검단산에서 만난 故 A회장의 영혼은 매우 영격이 높은 차원의 인물이었다.
그는 “내가 왜 검단산에 자리 잡았는가를 아시겠소? 검단산은 지하의 맥이 동해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오”라며 “내가 여기 묻힌 이유는 몇 년 뒤에 알게 될 것이오”라고 말했다.
故 A회장은 민족의 통일을 죽은 뒤의 과업으로 삼고 있었다. 검단산에 자리 잡은 데는 민족의 통일과 함께 아직은 공개할 수 없는 그 어떤 비밀스런 목적이 숨어 있다. 이 비밀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인터넷팀 기자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