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친박 K의원 가교역할 담당
오세훈 서울시장 친박 K의원 가교역할 담당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10-05 12:41
  • 승인 2010.10.05 12:41
  • 호수 858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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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오세훈-홍준표 VS 이재오-김문수-정몽준 ‘대충돌’

박 전 대표의 광폭행보가 눈부시다. 박 전 대표는 9월 28일 김재경, 김정훈 등 영남권과 수도권 친이계 의원 4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그 다음날인 29일에는 당내 이공계 출신 의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에는 이공계 출신 의원 16명 중 원희목, 배은희, 윤석용, 손숙미 의원 등이 친이계 의원이 포함됐다. 앞서 27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이종혁, 박준선, 이범래, 유정현, 주광덕, 조문환 의원 등 친이계 초선의원들과 2시간 가까이 오찬을 했다.

박 전 대표만이 아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1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중인 친박 모임 ‘여의포럼’은 확대·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회동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된 가운데 계파성을 배제하고 친이, 친박 의원들을 막론하고 회원으로 영입할 전망이다. 기존의 친박 의원 20여명에다 박 전 대표가 접촉했던 친이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명분 역시 ‘계파 청산’, ‘정권 재창출’ 측면이 강하지만 권력 지형의 변화를 모색한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친박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계파가 없어지겠느냐?”며 “친이계 의원이나 중립성향의 의원들이 바로 월박을 할 수 없으니 ‘중립지대’를 마련하자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 모임은 ‘친박화’되리라는 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친이계 일부 및 중립성향의 의원들 사이에는 최근 박 전 대표관련 일련의 행보를 보면서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까지는 오르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는 안되겠나”

박 전 대표는 당내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당내 잠룡중의 한 명인 홍준표 최고위원과 회동을 가졌다. 평소 친분이 깊은 홍 전 대표지만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박 진영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해 두 인사간 서운했던 감정을 회동으로 풀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홍 최고위원은 ‘모래시계 검사’, ‘절반 아파트’ 등 친서민적인 행보를 보이는 한나라당내 몇 안되는 인사다. 또한 서울에서만 4선의 국회의원을 지낼 정도로 실력파이자 대중성을 갖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TK에 뿌리를 두고 수도권에 취약한 박 전 대표로서 홍 최고위원의 지지는 ‘천군마마’를 얻는 격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서울시장 선거 전에 비밀회동을 가졌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친분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경선에 돌입하기전 친이계 의원들과 소원했다. 이에 오 시장은 1월초 박 전 대표와 비밀 회동을 가졌고 3월 중순과 4월초에 잇따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인사의 회동 배경에는 경선 중 친이계의 비협조와 흠집내기에 반발한 오 시장이 박 전 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차기’를 노리는 박 전 대표와 ‘차차기’를 노리는 오 시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두 인사의 만남이 3번씩이나 이뤄진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친박계 A 의원실의 한 보좌진이 서울시와 교류하게되면서 박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의 관계가 재차 눈길을 모았다. A 의원은 오 시장과 수시로 왕래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이 차기 대권을 앞두고 연대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어린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친박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은 한때 소원했던 김무성 원내대표와 화해했고, 9월 10일에는 김영선·이혜훈·구상찬 의원 등 수도권 친박 의원 3명을 만났다. 같은 달 28일에는 친박 의원들이 중심이 된 여의포럼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 장관의 광폭행보뒤에는 ‘킹메이커’가 아닌 ‘킹’이 되기 위함이 아니냐는 관측이 돌고 있다.


친이, ‘당원·대의원·뱃지’는 앞서있지만...

이 장관이 인사청문회 당시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쟁에서 승리한 이후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좌승희 원장이 이끌고 있는 경기개발원은 ‘정책산실’로 그리고 차명진, 임해규 의원을 비롯해 김원용 교수, 김진홍 목사 등은 ‘정무 파트’를 담당해 착실하게 차기 대권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도 과감하게 하면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김 지사는 “국가경영에 CEO형 리더십으론 안된다”고 밝혀 이 대통령을 겨냥한 듯해 오해를 샀다.

아울러 친이계 지원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된 정몽준 전 대표가 있다. 하지만 지난 6·2지방선거에 패배함으로써 상처를 입고 전당대회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언론에서도 사라진 그지만 오는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성공할 경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는 12월2일날 개최지가 선정된다는 점에서 정 전 대표는 월드컵 유치활동에 ‘올인’하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은 고착화된 친이, 친박간 계파색채가 엷어지면서 대권주자별로 이합집산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박 전 대표와 수도권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홍준표 최고위원, 그리고 차차기를 노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대하는 모습이라면 친이진영은 여차하면 ‘킹’을 노리는 이재오 특임장관, 친이계 통합후보를 바라는 김문수 경기지사, 월드컵 유치 효과를 노리는 정몽준 전 대표로 나뉘어 당내 권력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당원·대의원 숫자에 앞선 친이계 후보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박 진영간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어느 진영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나라당 친박, 친이, 중립 의원들이 과감하게 줄서기를 하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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