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6선의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초선인 홍정욱 의원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사퇴로 중심을 잃은 여권이 이들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여당 내 인적 쇄신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격랑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데 하나의 밀알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 당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평생을 한 정당에 몸 바쳐 당3역과 최고위원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 이런 때일수록 단합만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측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 의원도 당사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정당과 국회를 바로 세우기에는 내 역량과 지혜가 턱없이 모자랐다”고 덧붙였다.
두 의원의 결단은 한나라당 내 다선·고령 의원은 물론 영남권과 일부 소장파 의원의 ‘불출마 도미노’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 전면 등판을 앞둔 박근혜 전 대표의 쇄신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12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공천 물갈이론이 본격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