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이 판 바꾼다”
군소정당 및 무소속 의원들이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초긴장하고 있다. 2012년 총선 상황이 군소정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대선 10개월 전 총선이 치러진다. 총선이 통상 공천을 통한 지역구민의 인물평가 장이지만 각 당 대통령 후보 경선 일정과 겹치면서 대선 파고에 휘둘릴 공산이 높다. 유력한 후보를 갖고 있는 집권 여당과 한나라당을 제외한 군소정당으로선 빨간등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양당을 제외하고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중심연합, 무소속이 있다. 국회의원은 한 석도 없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의회권력과 중앙권력을 노리는 국민참여당이 외곽에 존재하고 있다. 한나라당 잠룡군중 여론조사에서 의미있는 지지를 받는 인사로 박근혜, 오세훈, 김문수, 오세훈 4인방이다. 민주당에선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3인방이 한 자릿수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12 총선 ‘양당구도’ 군소정당 이합집산하나
반면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2, 3위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선 정국으로 치러진다면 한나라당, 민주당, 국민참여당 순으로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할 공산이 높다. 진보 진영이 바짝 긴장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국민참여당이 원내 3당으로 도약하기위해선 이념적으로 ‘안티 노무현 정서’를 넘어야 한다. ‘텃밭’을 갖고 있지 않은 국참당의 한계도 존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군소 정당간 이합집산이 나타날 공산이 높을 전망이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진보 진영의 경우 총선전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당내지 연대를 할 공산이 높고 보수진영의 경우 자유선진당과 미래희망연대 그리고 심대평 국민중심연합이 뭉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창조한국당의 경우도 민주당과 함께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섰던 정 후보를 제외한 손학규, 정세균 두 후보 공약중에 ‘국민참여당과 합당’을 내건 배경 역시 이와무관치 않다. 하지만 군소정당간 합당내지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당사자들의 경우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경우 유 전 장관이 당 지도부로 들어올 경우 자칫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장관 역시 총선 전 민주당과 합당관련해 ‘분열주의 이미지를 씌우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 전 장관을 차기 야권 유력한 대권주자로 보고 있는 민주당 한 인사는 “유시민 장관이 지난 6·2지방선거 패배를 곱씹어 봐야 한다”며 “만약에 민주당 간판으로 나서 김문수 후보와 대결했다면 승리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즉 이 인사는 유 전 장관이 2012년 차기 대권에 꿈이 있다면 민주당으로 입당해 당내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여론조사를 벌인 국민승리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서 정 후보가 패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칫 제2의 MJ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뱃지 단 의원, ‘대선후보 선택’ 자유로워
한편 이회창 자유선진당과 친박계 비례대표 모임인 미래희망연대간 통합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세 번의 대선을 거치면서 쌓인 두 인사간 ‘앙금’해소가 선행 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나라당과 합당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13억 원에 달하는 미래연대의 빚 청산 및 약속 위반 역시 풀어야 될 숙제다. 하지만 선진당과 충청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심대평 전 충남지사의 국중련과 합당 여지는 남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진보 진영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노동당에서 떨어져나간 진보신당이지만 다시 합당하는데 명분도 없고 지지세력만 분열시킬 것이라는 우려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노회찬, 심상정 등 스타가 있는 진보신당과 지방선거를 통해 다수의 광역·기초의원을 배출한 두 당이 합당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공존한다.
군소정당중 가장 급한 정당은 자유선진당이다. ‘정체성이 없는 게 정체성’이라고 비판을 받을 정도로 진보, 보수 인사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2012년 총선이 양당 구도로 대선정국처럼 치러질 경우 정치적 치명타를 제일 먼저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자유선진당의 경우 2012년 대선에 나설 인물군이 이회창 대표를 제외하고 없어 충청도 지역에서 패배할 공산이 높다”며 “이를 잘 아는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그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총선이후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은 금뱃지를 단 여야 의원들로 하여금 대선주자 선택에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대선 뒤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천권’으로 위해 대선 주자의 눈치를 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대선주자가 ‘당선 가능성’을 높여 의원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뒤바뀐 대선주자와 국회의원 관계로 인해 정치권은 계파 정치, 보스 정치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쏠림현상’이 급격히 나타날 전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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