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을 상대로 “야 이 XX야”라며 욕설을 내뱉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전날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과 결정한 국회 정상화 합의에 대한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이 자리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실상 백기투항”이라며 김진표 원내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사퇴를 요구했다.
20여명의 소속 의원들의 찬반 의견이 대립되는 와중에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대표단의 입장을 설명하려고 단상에 오르자 정 최고위원은 “얘기할 필요 없으니까. 내려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노 수석원내대표는 “왜 발언을 못하게 하느냐”고 반발하자 정 최고위원이 “내려오라면 내려올 것이지 말이 많냐”고 고성을 질렀다.
그러자 다시 노 수석원내대표는 “내가 언제 당신 얘기할 때 내려오라고 한 적 있느냐”고 대들자 이후 두 사람은 물론, 참석 의원들까지 나서 삿대질하며 목에 핏대를 세운 채 말싸움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최고위원은 “야 이 XX야”라고 욕설한 것. 곁에 있던 안민석 의원까지 가세해 “이런 막장 드라마가 어디 있나”며 “어떻게 선배한테 삿대질을 하느냐”고 정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국회 정상화 합의에 비판적인 의원들이 우세한 상황에서 노 수석부대표는 “언성을 높이고 소란스럽게 해서 사과드린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후 정 최고위원도 단상에 올라 “거친 언사를 한 것은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에도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이날 민주당 의총은 안 의원의 발언처럼 그야말로 한편의 막장 드라마였다.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
고동석 기자 kd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