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달라진 이유
박근혜 달라진 이유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9-28 11:41
  • 승인 2010.09.28 11:41
  • 호수 857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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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마가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달라졌다. 여론조사에서도 여야 잠룡군에 더블스코어를 보이며 여전히 대세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회동이 박 전 대표의 위상을 강화시키는 모습이다. 세종시 원안 통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 역시 친이 성향의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당내 여성의원들과 정기 모임을 갖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측근들 조자 “박 전 대표가 변하고 있는 것을 실감 한다”는 반응이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차기 대선 경쟁에서 이 대통령으로터 ‘차기 대권 후보’로서 인정과 함께 모종의 밀약을 맺은 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썰렁 개그가 인기다. 당내 친이 친박 여성의원들과 오찬에서 선보인 개그가 정가에 화제를 낳았다. 박 전 대표는 친이 성향의 조해진, 강승규, 김영우 의원과 오찬이후 두 번째 공식적인 동료 의원들과 만남이었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친박 김선동, 현기환 의원은 외연확대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공공연히 흘리고 다닐 정도다.

박 전 대표의 광폭행보는 지난 8월21일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과 비밀 회동이후부터 시작됐다. 그전까지 ‘정중동 정치’, ‘치고 빠지기 정치’, ‘한마디 정치’로 신비주의, 원칙주의자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동료 의원들이 만나자고 하면 친이 친박을 떠나 흔쾌히 수락하는 모습이다. 추석전 중립성향의 의원들 사이에선 박 전 대표와 오찬 미팅을 잡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변화된 모습의 배경은 무엇일까. 정치권에선 우선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비밀 회동을 꼽고 있다. 벌써 만난 지 두달 가까이 돼가지만 두 인사의 발언 내용은 전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배석자가 없었다고 하지만 정치인 만남 속성상 시간이 흐르면 발언 내용이 밝혀진 과거와는 전혀 딴판이다. 일단 두 인사의 대화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비밀 엄수’의 약속은 확실하게 지키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선 두 인사간 ‘개헌 빅딜설’, ‘차기 대권 보장설’, ‘대선 공정관리 약속’ 등 확인되지 않는 온각 추측들이 난무했다. 한 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만난 이후 보여준 행보뿐이다. 일단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자제하고 있다. 오히려 당내 화해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친이 직계 의원들을 만났고 연이어 여성 의원들과 만남에선 유머 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평소 ‘얼음공주’라는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고 보기좋게 성공한 셈이다.

추석 연휴 동안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대신 남동생인 박지만씨 집에서 차례를 위해 잠시 들른 이후 삼성동 자택에서 내내 연휴를 보냈다.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친박 성향의 의원이 차기 대선을 대비해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건의에는 흔쾌히 수락해 건의한 참모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과거에는 일언지하에 거절하던 박 전 대표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이런 자신감으로 인해 정치권에선 현재 권력인 이 대통령과 모종의 ‘밀약’이 있었지 않겠느냐는 게 당안팎 시각이다. 차기 대권을 보장하는 약속은 아니더라도 친이 후보와 경쟁에서 최소한 공정관리를 하겠다는 언약을 받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신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에 닺칠 레임덕에 빠지지 않도록 국정운영에 적극 협조 정도를 언급할 수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또한 여야 잠룡으로 구분되는 인사들과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여론조사 역시 변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추석전후에 걸쳐 실시된 민심에서 박 전 대표는 당내 친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이재오 특임장관을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압도하고 있다. 야권의 정동영, 손학규, 정세균 ‘빅3’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커다란 격차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박 전 대표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변화의 끝이 장밋빛 미래로 이어질지 아닐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김무성 없는 ‘여의포럼’ 변신중

친박 모임 외연 확대 ‘저직 강화’


한나라당내 친박 모임으로 대표적인 것이 여의포럼이다. 지난 총선 때 박근혜 전 대표가 ‘살아돌아오라’던 친박 무소속 연대 출신으로 한나라당에 복당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회원이 21명으로 홍사덕, 이경재, 이인기, 조원진, 유기준, 박대해, 서병수, 현기환, 이진복, 유재중 윤상현, 한선규, 최구식, 정해걸, 김태환, 김학송, 박종근, 성윤환, 이한성, 이해봉, 이혜훈 의원 등이 있다. 당초 모임을 주도했던 김무성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소원해진 상황이다.

이 여의포럼이 친이 친박 당내 화해분위기에 편승해 한때 해체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조직강화 필요성’에 찬성하면서 역으로 외연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친박 성향의 기존 의원들에 수도권 출신인 구상찬, 김선동, 이성헌 의원이 회원으로 가입이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각을 세워온 중립성향의 민본21 회원들이 대거 참여할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본21 회원으로 권영진, 권택기, 정태근, 김성태, 김성식, 주광덕, 황영철, 윤석용 신성범, 김세연, 박민식 의원등이 있다. 친박 김선동, 현기환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친이 의원중에서 다음 총선을 장담할 수 없는 몇 몇 의원들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이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현역 70여명)에 비견되는 거대 친박 모임이 탄생할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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