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를 말한다 김현목 보좌관
한국정치를 말한다 김현목 보좌관
  • 편집국 기자
  • 입력 2010-09-13 16:50
  • 승인 2010.09.13 16:50
  • 호수 855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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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없는 의원회관 국정감사에서 행정부를 철저히 견제하라
폭염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의 문턱에 서 있지만 여의도 정가는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매년 이맘때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법안처리, 산적한 민생현안 등을 다룰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오고가는 국정감사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중에는 의원회관에서 근무하는 국회 보좌진들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매년 추석연휴를 전후로 시작되는 국정감사로 행정부 제출자료를 분석하고 정책 질의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수 보좌진들은 고향을 찾는 것을 포기한다.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의원회관에는 가을이 없다’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있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의가 있는 정기국회에는 그만큼 정신없이 바쁘고 보좌진들은 주말조차 쉬지 못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국감을 앞두고는 주말에도 출근하는게 보좌진들에게는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추석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국회법에 명시된 20일간의 일정으로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벌써부터 여의도 의원회관에 근무하는 수많은 보좌진들이 자료분석에 돌입한 지 오래다.

매년 추석을 전후에 실시하는 국정감사로 의원회관에서 근무하는 약 2천여명에 달하는 보좌진들은 밤낮없이 자료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의욕이 넘치는 보좌진들은 꼬두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자료분석을 하고 있고, 밤샘근무까지 하면서 국감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신이 보좌하는 의원이 터트린 국정감사 분석자료가 언론과 매스컴을 장식해 일약 국감스타로 도약하기를 기대하며 피곤함도 잊고 있다. 금년에도 추석당일 겨우 차례만 지내고 의원회관으로 출근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보좌진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다.

여의도 의원회관에는 벌써부터 행정부처는 물론 산하 피감기관들, 심지어 재벌그룹 계열사의 대외협력팀들이 상당수 배치돼 부리나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해당 기관이나 업체와 관련된 정보나 특혜의혹, 부정비리라도 터지면 기업이미지 손상은 물론 경영실적에도 직격탄을 맞기에 국감을 전후해 관련 정보수집에 안달이 나 있다.

국회의원들은 물론 보좌관들과의 각종 학연,지연 등을 총동원해 관련 정보와 예상 국감 이슈, 증인채택여부를 확인하고, 또한 온갖 연줄을 동원해 읍소하거나 일부에서는 로비를 시도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간혹 로비와 읍소가 통했을지 모르지만 근 20여년이 넘도록 진행된 국정감사가 안착돼가고 있고, 국회 주변도 달라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아무튼 매년 치러지는 국정감사는 피감기관에서는 골치아프고 성가진 존재같지만 국회와 국민의 입장에서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중요한 기능이자 역할이고, 긴요하고 유용한 수단이다. 추석연휴가 지나면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의원마다 행정부의 비리를 들춰내거나 정책감사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이른바 ‘국감스타’로 부각하려는 욕심이 생기는 국감시즌이다. 소위 ‘한건’을 하려고 의원실마다 행정부에서 제출한 산더미같은 자료를 꼼꼼히 분석하고 비서진이 카메라를 들고 4대강 사업현장이나 민생현장에 투입해 밤샘까지 해 가며 물증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보좌진들도 상당하다.

20여년간 국회에서 비록 실무자선이자만 국정감사 주체가 되어 피감기관에 감사자료를 요청하고 분석해 문제점을 파악해 정책질의서를 작성해보기도 하고, 2년동안 행정부로 근무처를 옮겨 거꾸로 피감기관의 입장에서 국정감사를 받아 본 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국정감사가 좀더 효율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 현 목
·前) 국회 정책연구위원 (별정직 2급)
·前) 산자부장관 정책보좌관 (별정직 2급)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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