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반대시위’ 환경운동가 3인
‘4대강 반대시위’ 환경운동가 3인
  • 맹철영 기자
  • 입력 2010-09-06 14:47
  • 승인 2010.09.06 14:47
  • 호수 854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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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바벨탑의 41일’…“절망에서 희망을 건지다”
4대강 공사 저지를 요구하며 '이포보' 농성을 펼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농성을 풀고 내려오자 바로 체포됐다. 경찰이 이들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가운데, 동료들이 얼굴을 보여달라며 이동 중인 구급차를 세우고 있다.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자연 앞에 인간은 무력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4대강사업’이 환경을 위협하는 또 다른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31일, 경기도 여주군 ‘이포교’부근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환경운동가 3인이 41일 만에 자진해서 내려왔다.

3명의 농성자는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장동빈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다.

이들은 비·바람,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이후였다. 만약 이들의 농성이 계속되었고 태풍과 맞닥뜨렸다면 생명에도 위험이 닥칠 상황이었다.

농성자 3인은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환경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이들의 주장을 밝혔다.

성명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진실을 알리고 정부에게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고 촉구하기 위해 이포바벨탑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간다”며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장투쟁으로 복귀하여 그 경험과 역량을 새롭게 발휘할 것이다. 비록 4대강사업 재검토와 국회 검증 특위 구성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실패가 아니라 국민을 외면하는 저들의 무능과 무책임의 결과다”라고 평가 했다.

이들의 농성은 지난 7월 22일 새벽 3시 기습적으로 시작됐다. 농성 과정에서 건설회사의 반대로 통신 투절과 식량 반입이 금지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환경파괴를 반대하는 이들의 농성도 결국 자연에 의해 자진 해산했다. 하지만 더 큰 성과를 거뒀다. 자연은 인간이 만든 바벨탑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이번 태풍을 통해 보여줬다.

[글·사진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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