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고 경쟁력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43)은 비서실장 출신 기초단체장이라는 특이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5년 성북구청장 비서실장으로 지방자치에 처음 입문,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김 구청장은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관·민·학 협력사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가오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맞춰 공원, 도서관, 체육시설 등 공공인프라 구축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김 구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북구의 비전을 들어봤다.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고 경쟁력이다.”
지난 8월 25일 성북구청장실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 구청장은 젊은 행정가답게 패기가 넘쳤다. 사람이 희망이라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는 관내 8개 대학이 밀집돼 있지만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면서 “25개 자치구 중 24등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강남북 교육투자를 통해 강남북 교육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또 공원, 도서관, 체육시설 등 공공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가오는 저 출산 고령화 사회를 대비, 살기 좋은 명품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김 구청장은 이에 대해 “저 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 아파트만 잔뜩있는 지역은 선호대상이 아니다”라며 “의료시설 좋은 곳, 보다 나은 환경 즉, 복지와 교육 인프라가 잘 돼 있는 곳을 선호한다. 공공인프라 구축을 통해 명품 지역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5~2001년 성북구청장 비서실장으로 지방자치에 입문, 참여정부 시절인 2003~2007년 청와대 정책·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사람이 희망이라고 강조했는데.
▲ 성북은 기존 패러다임으로 보면 대학 8개, 북한산 같은 자원이 걸림돌이 됐다. 산 있어서 재개발도 안 되고 대학 있어서 세금도 안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요즘 지식기반 사회와 저 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지역은 거주목적만 있는 것이 아닌게 됐다. 도시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올까 생각해보면 향후에는 교육과 복지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재산이고 경쟁력이며 희망이라는 것이다.
-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 2020년만 돼도 노인인구가 거의 2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성북구의 노인인구는 10.7%인데 47만 명 중에 5만 명이 넘은 것이다. 향후 20%를 넘어서면 65세 이상이 고령인구가 10만 명이 넘는다. 60세로 따지면 10만 명이 훌쩍 넘는 것이다. 아이들과 거주하는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을 제외하면 2020년에는 거리의 절반 이상이 노인으로 채워진다는 뜻이 된다. 저 출산 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사회에서 국가적으로나 지역으로 보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사람이 아니냐는 것이다.
- 성북의 문제점 중 하나가 교육인데, 대학이 많다는 강점이 있지 않나.
▲ 좋은 대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척 큰 자원이다. 지식기반 사회에서 맞춤형 일자리가 창출 될 수 있는 구조를 산·학·연, 클러스터라고 말하지 않나. 8개 대학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까지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대덕밸리보다 더 우수한 학·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면 대학은 우리 성북구의 가장 큰 소중한 자원으로 볼 수 있다.
- 성북의 교육환경이 열학한데.
▲ 성북의 교육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시설도 열악하고 학력도 열악하다. 25개 자치구 중에 24등이라는 평가가 있다. 그 정도로 학력이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 학력지원과 진로상담, 그리고 자기주도 학습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또한 강남·북 교육 균형발전의 핵심은 교육투자다.
오늘의 소득격차와 교육격차가 내일의 기회의 격차로 나타나고 궁극적으로 대를 이어서 소득격차로 이어진다. 이것은 양반과 상놈을 가르는 계층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교육격차를 이대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투자를 바탕으로 한 기회제공을 할 것이다. 글로벌 영어학습센터 설치, 방과후 학교 확대 지원,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대학생 멘토링 사업 등이 그것이다. 누구나 뜻과 의지가 있다면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친환경 무상급식 실천 계획은.
▲ 무상급식은 모든 학생들이 동일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다. 성북구는 우선 적으로 올해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관내 24개 모든 공립초등학교 6학년에 대해 무상급식을 시범 실시할 것이다. 아울러 1~6학년에 대해 식재료를 친환경 농산물로 바꿀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 예산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소요 예산 9억6600만 원(6학년 무상급식 7억6600만 원, 1~6학년 친환경 급식을 위한 차액 보전 2억 원)은 전액 구에서 지원하게 되는데 낭비성 예산, 일회적 이벤트성 행사예산, 불피요한 보도블록 교체 비용 등 삽질예산을 절감해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 재개발 과정을 거치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데.
▲ 주거환경이 개선되는 것인데 걱정은 아파트만 지어놓고 향후 저 출산 고령화 사회가 되면 아파트만 잔뜩 있는 지역은 선호대상이 아니란 것이다.
의료시설 좋은 곳, 환경이 좋은 곳 즉, 접근성 있는 복지, 교육 인프라가 잘 돼 있는 곳을 선호한다. 아파트만 잔뜩 지어놓고 사람이 없으면 선호대상에서 제외된다. 공공인프라가 잘 안 돼 있으면 슬럼화 된다. 그래서 공공인프라 구축을 통해 명품 지역구를 만들 것이다.
- 구정운용의 기조는.
▲ 사람에 대한 우선투자다. 민선 5기 성북구는 아이들, 대학생, 어머니들,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람 중심의 사회문화적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것이다.
- 성북구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 구정의 주인은 구민이다. 구민이 주인이 되는 민관협치(gover nance)가 이뤄지는 시민의 지방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특화사업이 추진되는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지만 구민은 여전히 구정으로부터 소외돼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구민이 구정에 적극 참여하는 참여자치를 만들 계획이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사진=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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