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시대, 미래전략실이 앞장선다
이재용 삼성시대, 미래전략실이 앞장선다
  • 이진우 기자
  • 입력 2011-11-21 17:48
  • 승인 2011.11.21 17:48
  • 호수 916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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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삼성 2012 전략

- 컨트롤 타워 강화로 ‘포스트 삼성’ 위한 선봉장 역할
- 2012년 인사와 사업 개편…유기적 협력관계 구축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수원 재래시장을 방문해 ‘소통 경영’ 행보를 시작했는가 하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는 부회장 승진설이 유력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6일 일부에서 제기된 사장단 인사가 이달 중에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12월 중에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시 인사를 통해 필요한 인사이동을 즉각적으로 단행한 만큼, 연말 인사의 폭은 예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관측되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12년 삼성의 인사 및 사업계획은 주로 5대 신수종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 또한 그러한 과정의 첫 단추로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이러한 행보가 향후 이 사장의 후계구도를 조기에 정착시키고 ‘하나의 삼성’을 이루는 토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9월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차장제를 부활시켰다. 지난 2008년 6월 특검사태의 책임을 지고 해체된 전략기획실(구 구조조정본부)을 능가할 정도로 역할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미래전략실 핵심보직인 인사·감사팀장을 전격 교체해 조직관리와 경영진단 기능을 강화했다.

이는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후 미래전략실의 인적·조직 개편을 통해 그룹 전반에서 드러나고 있는 기강 누수현상을 바로잡고 친정체제를 한층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아울러 한층 강화된 미래전략실을 통해 후계 경영체제를 완성시켜 물려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재용 시대 ‘투톱 체제’본격 출격

이 사장의 ‘포스트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강화해 신성장동력 발굴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확보 및 신조직문화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에서는 이미 이 사장의 측근인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사장이 승진해 밀착 보좌하고 있다. 이른바 ‘투톱 체제’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전략실은 김순택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실차장(사장)을 비롯해 전략1팀(삼성전자 담당), 전략2팀(기타 계열사 담당), 경영지원팀(재무), 인사지원팀(인사), 경영진단팀(감사), 커뮤니케이션팀(기획ㆍ홍보) 등 10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지난 1년 간 각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 현안을 조율하고 그룹의 사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미래전략실을 강화하면서 인사와 신사업 개편에 초점을 둔 ‘김순택 실장-장충기 차장’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는 과거 재무와 관리가 핵심이었던 전략기획실의 ‘이학수 실장-김인주 차장’ 체제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재무와 관리를 2선으로 물리고, 기획과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미래전략실이 ‘포스트 삼성’을 위한 선봉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완성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서는 유동성 문제 해결, 자금 확보 등이 중요해 재무 및 관리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으나,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는 기획 및 조사 파트가 중용되는 것이 인사의 기본적 흐름”이라며 “하지만 지금 삼성의 상황은 이와는 관련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이학수 전 실장과 김인주 전 차장이 어차피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현 김 실장과 장 차장의 역할은 예전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친정 체제에 나선 이 회장을 보좌하고 후계 작업을 연착륙시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나의 삼성’으로 통합화 진행할까

내년 상반기에는 세계 경제위기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줄여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따라 삼성 미래전략실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 사장이 2012년에는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아울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부각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후계구도가 구체화됨에 따라 여동생들과의 경영승계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되면 ‘역할분담’에 따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의 행보를 보면 전자 계열사를 전면 재편하고 있으며, 금융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계획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통해 삼성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경영권과 관련, 유기적 협력관계가 이뤄지는 통합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도에 삼성이 오빠와 동생이 합심해 기업을 일궈나갈지 불편한 경영권 분쟁으로 계열 분리가 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우 기자> voreolee@ilyoseoul.co.kr

이진우 기자 voreole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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