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남자’ 이동관·박형준 복귀설
‘MB 남자’ 이동관·박형준 복귀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8-31 09:44
  • 승인 2010.08.31 09:44
  • 호수 85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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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이재오 빈자리에 ‘박형준’ 하마평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부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어윤대 KB 금융회장이 맡았던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 수장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깊었던 두 인사이니만큼 내부에서는 ‘실세 인사’가 낙점되기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국민권익위의 경우 ‘왕의 남자’로 불리던 이 내정자가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공포의 부서’로 불릴 만큼 공무원들의 기강을 잡는 데 한몫했다. 작년 초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 또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이 맡아 1년 넘게 해오면서 ‘MB의 측근’으로 인해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인사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KB 금융회장과 특임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두 부서는 후임자가 누가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와 어윤대 KB 금융회장이 물러난 이후 두달이 넘도록 수장이 없어 곤혹스런 위원회가 있다. 바로 이 내정자와 어 회장이 직전 일을 했던 국민권익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다. 이 내정자는 ‘MB의 남자’, ‘친이계 좌장’, ‘정권 2인자’로 불릴 정도로 실세 중에 실세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6·3 항쟁’때부터 친분을 맺어 왔다. 이 대통령이 취임전까지는 ‘형님’으로 부를 정도로 애정이 남다르고 함께 국회에 있을 당시에는 이 대통령이 경부운하 건설 제안을 두고 ‘형님은 대통령하슈’라며 출마를 권유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재오 빠진 권익위 “이빨 빠진 호랑이?”

이후 이 내정자는 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끌어내고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맡아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MB 정권 출범직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이재오 살생부’라는 공천 파동으로 선거에서 낙마하는 불운에 처했다. 이 내정자는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1년 동안 미국 연수를 떠나 2009년 3월 한직이라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국민권익위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 등의 기능을 합쳐 2008년 2월 출범한 기관이다. 이 위원회에 실세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는 이 내정자의 취임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세 중의 실세부서로 탈바꿈했다.

이 내정자는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국민권익위 600명 직원은 어사 박문수가 되라’며 공직사회에서 ‘공포의 부서’로 자리매김을 시켰다. 무엇보다 ‘부패 없는 사회가 국가발전을 이끈다’는 모토를 내세워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반분패 연석회의, 조사권 부여 등 사정기관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나아가 이 내정자는 총리실 산하 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시키는 작업을 추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수처 신설관련 김준규 검찰총장은 “새조직을 만들어 어렵게 가느니 저희 조직을 통해 해나가는 것이 낫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권익위·감사원·검찰·경찰.국세청 등 5개 반부패 기관간 연석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혀 다시 한번 사정기관을 긴장시켰다. 이어 영장 없는 계좌추적 등 사실상의 수사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안 개정에 나설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의 광폭행보는 전국 공무원 사회에서 권익위가 ‘가장 무서운 부서 1순위’로 꼽힐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실세 위원장’으로 오래된 민원 해결에도 앞장서 국민권익위의 위상을 높였다. 이 내정자는 1950년경 실치된 경부선 철도로 인해 생긴 좁은 마을 통로와 철도 소음으로 60년째 불편을 겪어온 경남 밀양시 금호마을 주민들의 민원, 전라선 복선 전철사업으로 고립될 위기에 처한 전북 전주 시내의 한 마을의 30년이 된 민원, 전남 광양시 도월·초남주민들이 매립허가 없이 46년째 개간·경작해오던 공유수면 매립지에 대해 광양시로부터 개간비 보상 민원 등 해묵은 민원을 해소해 실세 위원장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9개월간 이 내정자의 광폭 행보는 지난 6월 30일 임기를 마치면서 유야무야되고 있다. 국민권익위 한 관계자는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시키는 일은 공식적인 논의가 아니였다”며 “이 위원장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발뺌했다. 또한 ‘영장없는 계좌추적’, ‘반부패연석회의’, ‘공수처 신설’ 등에 대해서 “본연의 임무가 아니다”, “추진할 뜻이 없다”는 말로 비켜나갔다. 한편 이 내정자 후임으로는 박형준 전 정무수석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권익위측 반응은 이 내정자보다는 약하지만 그나마 이 위원장의 뜻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 전 수석은 정무수석 자리를 두고 권오을 사무총장과 경쟁할 당시 이 내정자의 추천으로 자리에 오른 바 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G20 준비위원회?’

또한 어윤대 KB금융회장이 몸 담았던 국가브랜드 위원장 자리 역시 공석이다. 2009년초 출범한 이 위원회는 MB 정부가 G20 등 굵직굵직한 국제 행사를 앞두고 ‘대한민국 브랜드’를 세계 속에 알리기 위해 만든 대통령 직속 위원회다. 이런 중책에 30년 지기이자 대통령의 측근인 어 회장이 임명된 것이다. 어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인맥이다. 이 대통령의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로, 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9월 미국 G20(주요 20개국)회의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이 대통령을 수행했다.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도 이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총리와 교육부총리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입각엔 실패했다. 또한 어 회장은 1979년부터 고려대 경영대 경영학과 교수 및 교무처장, 경영대학원장 등을 거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고려대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총장 재임 기간에 3500억 원의 대학발전기금을 마련하는 등 ‘최고경영자(CEO) 총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KB 금융그룹의 수장으로 오게 된 배경에도 청와대가 경쟁자들에게 압력을 넣는 등 적극 지원한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브랜드위 또한 지난 6월 중순 어 회장이 KB 수장으로 가면서 공석이다. 현재 국가브랜드 위원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는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007년 대선 이명박 캠프 공보특보를 시작으로, 인수위와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지난 2009년 8월 홍보수석비서관에 임명된 또 한명의 ‘실세 대변인’이다. 하지만 변수도 작용한다. 임태희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가면서 공석이 된 분당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출마 의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성남시장에 나와 낙마한 황준기 전 여성부 차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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