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백 국회사무처 법제실 교육문화법제과장
장태백 국회사무처 법제실 교육문화법제과장
  • 정치부 기자
  • 입력 2010-08-24 10:05
  • 승인 2010.08.24 10:05
  • 호수 852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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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하여
얼마 전 우리의 고유 문화유산인 안동의 하회마을과 경주의 양동마을이 세계문화유산에 추가로 등재되어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관심을 갖고 보존하고 지켜나가야 할 문화유산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것은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중국의 만리장성 등과 마찬가지로 어느 특정 국가 또는 민족의 유산을 떠나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중요한 유산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자랑스럽다’로 마무리 짓고 다른 일로 고개 돌리기에는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에 우리 문화를 좀 더 수준 높게 외국인에게 보여줄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한 가지 제안 한다면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기 위하여 찾아오는 이들이 문화유산을 보고 느끼는 것과 더불어 먹고, 체험하고, 자고, 쇼핑하는 것 등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커다란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고 싶다. 우리 국민과 문화재청 그리고 한국관광공사는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한번 보고 간 사람의 기억에 남고, 또 다시보고 싶고, 꼭 가서 보라고 다른 사람에게 소문내고 싶고, 반드시 길이길이 보존해야만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하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참에 많은 이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종종 우리는 규모가 아주 큰 외국의 문화재와 비교해서 규모가 작다고 우리의 문화재를 폄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자세이다. 오늘날 거대한 규모의 현대 건축물과는 달리 유적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과거 대대적인 토목공사로 인해 무수히 많은 백성들이 고통 받은 상징물이기도 하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규모를 가지고 문화유산을 평가하는 자세는 바른 자세는 아닌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평화스럽고 여유로운 우리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아니 가장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과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명하고 규모가 큰 유적지나 건물을 보고 기념사진 한 장 찍는 것이 여행의 한 즐거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일상적이고 소소할지언정 그 나라의 살아있는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이 오히려 더 기억에 오래 남듯이 말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하자면 웅장한 만리장성을 보는 즐거움 보다 중국의 소수민족이 사는 촌락을 구경한 것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총회에서 선출된 21개 회원국이 모여서 세계유산을 선정하고 세계유산협약의 이행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기구이다.

1977년 프랑스 파리에서 제1차 회의가 개최된 이후 매년 각국에서 열리고 있는데, 아시아국가중 태국, 중국, 일본에서 회의가 개최된 적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아직 한 번도 개최되지 못한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세계유산 추가 선정을 계기로 팔만대장경판이나 제주 화산섬과 같은 다양한 세계유산 보유국으로서 조속히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유치하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유산을 자랑도 하고 전 세계인이 꼭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태백
·한국외국어 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
·국회사무처 의사국 국회의장실 비서관
·국회운영위원회 입법조사관
·중국 해양대학교 파견근무
·(현)국회사무처 법제실 교육문화법제과장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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