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를 말한다 유의정 국회 입법조사처 교육과학 팀장 ⑤
한국정치를 말한다 유의정 국회 입법조사처 교육과학 팀장 ⑤
  • 정치부부 기자
  • 입력 2010-08-17 09:51
  • 승인 2010.08.17 09:51
  • 호수 851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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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육축소 논란: 국사교육이 선택사항인가?
역사교육이 왜 중요한가? 역사교육은 국가 구성원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다. 내가 누구이며 어떠한 가치관과 도덕적 기준을 따를 것이냐 등의 인식이 역사교육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해외 각 국에서는 자국의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 국사교육축소의 우려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09 개정교육과정」이 기존의 「2007 개정교육과정」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선택교육과정과 집중이수제다.

선택교육과정이란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교과목을 학생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집중이수제란 특정교과목을 1, 2학기 안에 집중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09 교육과정 개정은 학년 간 상호연계와 협력을 통한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유연성을 부여하고 학생의 학습주도권 및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

국사교육이 학생의 선택에 맡길 사안인가? 국사가 어렵고 흥미가 없다면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국사를 1, 2학기 안에 몰아서 배우는 것이 효율적인가?

역사교육과 관련하여 지적되고 있는 「2009 개정교육과정」의 문제점은 국사과목이 선택과목이 되었다는 점, 집중이수제로 인해 1, 2학기에 한꺼번에 몰아서 배울 우려가 있다는 점, 고교 2,3학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역사과목은 ‘동아시아사’와 ‘세계역사의 이해’로 기존의 ‘한국문화사’과목이 제외되었다는 점, 고교1학년 선택과목인 ‘역사’의 과목명을 ‘한국사’로 바꾸고 일부 내용을 개정하였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교과과정 하에서는 역사교육이 축소될 것이다.

특히 선택교과제의 경우, 외국에서 실시하는 선택과목제는 이른바 주요과목 이외의 과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선택제도는 영어, 수학, 국어까지 포함하는 선택제도이다. 따라서 고등학교 교과목을 전면적으로 선택과목화 할 경우, 반대로 주요과목은 더욱 강화되고 역사를 포함한 다른 과목들은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문제가 제기되자 교과부에서도 학생들이 역사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각 학교단위에 권고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편 없이 역사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중 하나는 각 대학이 입시에서 역사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음 교육과정 개정에서 필수와 선택과목을 구분하여 역사를 필수과목화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할 것이다.


유의정
·러시아 국립학술원 역사학 박사 취득,
미국 하버드 대학교 데이비드 러시아 연구센터
객원 연구원
·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연구교수
·국회 입법조사처 문화교육팀장
·(현)국회 입법조사처 교육과학팀장

정치부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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