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회·민간인 사찰 배후 의혹 딛고 건재함 과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단행한 차관 인사에서 그동안 실세 논란 속에 거취를 주목받아온 박영준 국무차장이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내정돼 여전한 신뢰를 보였다.
이에 따라 ‘회전문 인사’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는 등 박 차장의 차관 기용 배경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청와대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못한 채 차관급 인사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인사 배경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이날 차관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인물은 단연 박영준 지경부 2차관 내정자. 박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10여년간 이 의원을 보필하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후보 때부터 이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해온 인물이다.
특히 최근에는 최근 영포회 파문과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의 배후로 의심받으면서 ‘실세 논란’ 등으로 인해 이번 인사에서 관심이 집중되면서 당초 좌천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자리를 옮겨 건재하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이처럼 박 내정자가 자리를 이동하면서 그대로 차관직을 유지하게 되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무엇보다도 박 내정자의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차관급 인사인 만큼 별다른 배경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장관급 인사 때는 일일이 한 분, 한 분 배경을 브리핑한 바 있지만 지금은 전체 큰 그림을 맞추기 위해 주력한 인사”라며 “(이 대통령이)특별히 한 분에 대해 말한 것이 없다. 더 이상 내가 드릴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인사에서도 청와대는 일일이 인선 배경을 자료로 내놓으면서 브리핑을 통해 다시 한 번 인선 배경을 강조해왔다. 청와대는 지난달 수석 및 기획관 인사 당시 기획관급까지 인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박 내정자의 인사에 대해 청와대가 함구하자 언론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처럼 재차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역시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일체의 반응을 내지 않았다. 한 명, 한 명에 대한 설명은 청와대에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는 게 맞는 말”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와 안현호 제1차관 등이 내부 출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장관과 제1차관이 누구냐”면서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박정규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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