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회동” 무용론
이명박 대통령의 8·8개각이후 8월말경으로 예정됐던 ‘이명박-박근혜 회동’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박근혜 대항마로 40대 김태호 젊은 총리를 기용하고 박 전 대표의 ‘정적’인 이재오 의원을 특임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친박 진영은 ‘회동 무용설’을 퍼뜨리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수행했던 유정복 의원이 개각에 참여해 더욱더 들끓고 있다. 하지만 친박 진영에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오히려 ‘줄 것 없는 청와대에 박 전 대표가 사진만 찍고 오는 것은 아니다’는 반응이 솔직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두 인사의 회동관련 “준비중이다”,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말만 그렇게 할 뿐 준비하는 게 없어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에서 박 전 대표에게 줄 것도 없고 박 전 대표 역시 MB 정권에 요구할 게 없는 평행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즉 ‘식탁에 오를 메뉴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때 박 전 대표를 ‘대북 특사역할론’이 나왔지만 지금 남북관계 시점에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하지만 친박 일각에선 “박 전 대표를 견제할려는 세력이 대북특사를 막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남북관계의 성과를 낼 경우 부동의 당내 ‘대권 후보’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래저래 차기대권 구도와 맞물려 MB 정권에서 박 전 대표의 역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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