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특사 정치로 박근혜와 물꼬튼다!
MB 특사 정치로 박근혜와 물꼬튼다!
  • 홍준철 기자
  • 입력 2010-08-10 10:45
  • 승인 2010.08.10 10:45
  • 호수 850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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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이혜훈 대통령 특사 콜롬비아행
이혜훈

이명박 대통령이 ‘특사정치’로 친박 의원들과 ‘화해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4일 친박 의원인 이혜훈 의원을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특사로 파견했다. 무엇보다 이 자리에는 최근까지 대통령 실장으로 있었던 정정길 전 실장이 동행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오는 8월말에 있을 이명박-박근혜 회동과 겹치면서 두 인사가 회동시 나올 의제에 대해 ‘사전 조율’을 하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 4일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과 정정길 전 대통령 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콜롬비아를 방문하기 위해 국내를 떠났다. 지난 7일 벌어진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두 인사가 동행을 한 것이다.

그동안 대통령은 친박 의원들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외교 활동을 벌이게 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지난해 8월말부터 9월 초까지 헝가리, 오스트리아, 브뤼셀(유럽연합), 덴마크 등 유럽 4개국을 돌았다. 이 대통령 특사로 허태열 전 최고위원은 같은 해 5월 미얀마의 신행정수도인 네이피도를 방문, 테인 세총리를 예방했고, 송광호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 특사로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했다.


MB-박 회동 전 정정길-이혜훈 ‘사전연습’?

김무성 원내대표와 황진하 의원 또한 함께 2009년 11월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취임식에 이 대통령 특사로 참가했고 이경재 의원이 같은 해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방문했다. 이렇듯 많은 친박계 의원들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외국에 나갔지만 이번 콜롬비아 대통령 취임식 방문에 대해 정치권은 예사롭게 보고 있지 않고 있다.

오는 8월말에 예정된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회동을 앞둔 시점에 MB 복심 정 전 실장과 박 전 대표의 대리인이 10일간 동행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콜롬비아 신임 대통령 취임식외에 두 인사의 자세한 일정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내 친이 진영에서는 “청와대가 박 전 대표와 화해를 위한 분위기 조성용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 진영 역시 최근까지 대통령 실장으로 ‘그림자 수행’을 했던 정 전 실장과 단 둘이서 간다는 점에서 의외라는 표정이다.

특히 8월말 이명박-박근혜 회동에 앞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 MB 대리인 정 전 실장과 박 전 대표의 대리인 이 의원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회동에 앞서 의제 설정이나 ‘주고 받을 수 있는 양측간 모종의 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양측은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도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 복원은 요원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제안은 ‘대북특사’를 맡기는 것이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친이 진영의 한 인사는 “안그래도 당내 유력한 대권 후보로서 지위를 누리고 있는 데 대북 특사 자격까지 줘서 남북정상회담 성사 등 성과를 낼 경우 바로 당내 대권주자로 만들어주는 셈”이라며 “친이 진영에서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좌시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부정적 시각으로 내다봤다.


이혜훈 출국 전 박근혜 ‘사전보고’

한편 콜롬비아 대통령 특사는 애초 박 전 대표에게 제안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박 전 대표가 ‘일정상의 문제’를 들어 고사하면서 이 의원을 추천했고 대통령 역시 흔쾌히 허락했다는 얘기다. 이 의원 역시 전당대회에 출마해 패배한 이후 청와대의 특사 통보를 받자마자 박 전 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에서는 “오히려 대통령 특사로 나가면서 박 전 대표에게 얘기를 안하고 나가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정 전 실장과 이 의원은 각각 서울대 법대, 서울대 경제학과로 선후배 사이고 KDI(한국연구개발원) 위원으로 연도 있어 친분이 남다르다는 점도 이 의원실에서는 강조했다. 이 의원과 정 전 실장은 오는 14일 국내에 귀국할 예정으로 이명박-박근혜 회동 역시 중순 이후에 벌어질 공산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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