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공실천연합, ‘시민단체로 전환’ 해체 선언

이명박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한 3대 대선 외곽조직이 하나둘씩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 박영준 국무차장,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총장이 이끌었던 선진국민연대는 지난 2008년 10월 공식 해체했다. 이후 후신격인 동행대한민국과 선진정책연구원으로 각각 분화된 이후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의혹에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이 거론되면서 해체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창달 자유총연맹 회장이 이끌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 역시 지난 7월 27일 자진해체하면서 공식활동을 접은 상황이다. 김진홍 목사가 이끌던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해체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오래전에 민생정책연구원과 자유주의진보연합으로 나뉘어 사실상 옛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MB 집권 2년 반만에 사라지고 있는 MB 최대 외곽조직의 해체 속내를 들여다봤다.
지난 7월 27일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이끌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이하 국실련, 회장 이영수)이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국민성공실천연합은 선진국민연대,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조한 외곽조직이자 최대 당조직이다. 전국 16개지부 234개 지회, 35만여명의 전국조직을 가지고 있었지만 공식 활동을 접고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하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실련, “우리는 박영준 조직과 다르다”
이 회장은 [일요서울]과의 전화 통화에서 “선진국민연대는 사조직이고 우리는 당조직으로 차이가 있지만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해체하기로 했다”며 “한나라당이 재집권하기위해 계파간 갈등을 없애고 미래를 준비하기위해 발전적으로 해체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회장 역시 최근 선진국민연대 출신들이 각종 인사 전횡과 의혹의 중심에 서게 돼 언론으로부터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나아가 이 회장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공신 조직이라는 점 때문에 외부인사들이 들어오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제부터는 한나라당에 대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외연확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국실련 회원들을 상대로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하기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연합’, ‘스마트21’ 등 젊은 세대를 흡수하기위한 이름 공모도 한창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청와대가 사조직에 대한 부담감으로 ‘해체 오더’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청와대가 해체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선진국민연대와는 달리 ‘조용하게’ 외부 활동을 했던 국실련의 해체는 당장 선진국민연대 후신격인 동행 대한민국과 선진국민정책연구원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이미 2008년 10월 선진국민연대가 해체된 이후 2009년 9월에 동행 대한민국이 출범했다. 이 단체 산하의 한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박영준 라인과 전혀 상관이 없는 우리지만 선진국민연대 후신이라는 눈총 때문에 활동하는 데 위축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실질적으로 보이지 않게 해체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인사는 “동행대한민국은 출범한지 얼마 안됐고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구인호 사무총장이 재보선 출마로 진작에 관둔 상황”이라며 “사실상 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그는 “박영준과 그 측근들이 끼리끼리 해먹었고 우리는 순수하게 발로 띈 죄 뿐이 없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가져간다고 이용만 당했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이 인사는 박정희 정권 당시 대통령 시해사건으로 번진 ‘차지철-김재규 사건’을 예로 들며 “한 마디로 정두언-박영준 권력 다툼에 순수한 열정으로 MB 정권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하는 우리에게 불똥만 튀고 있다”며 “MB 정권이 경제·경영은 잘했지만 인사 즉 용병술에 문제가 있다. 외곽조직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하지만 동행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이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보다는 발전적 해체가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 수긍했다.
또 다른 선진국민연대 후신인 선진정책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유선기 회장 역시 해체는 시간 문제라고 시인했다. 유 회장은 박영준 국무차장과 함께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선진정책연구원 사무처장 조재목 KB사외 이사, 정인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함께 인사 전횡으로 구설수에 올라있다.
외곽조직 해체? 이름 바꿔 시민단체로
유 회장은 본지와 지난 7월 29일 통화에서 “우리는 동행 대한민국이나 국실련과는 달리 회비로 운영되는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절차가 필요하다”며 “특히 요즘은 회원들 상당수가 휴가철이라 해체 절차를 밟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해체를 기정사실화 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사들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 때문에 해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현재 5군데 언론사와 명예훼손으로 언론중재위에 제소를 해놓고 있는 상황이다”고 사조직 논란으로 인해 해체한다는 시각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는 “KDI 포럼, KB 회장, 한국컨텐츠 대기업 후원 등이 대체 선진국민연대하고 무슨 상관이냐”며 “박영준, 정인철 비서관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고 나와는 일면식은 있지만 자주 만나는 편이 아니었다”고 세간의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특히 그는 “모 매체에서 나와 국민은행을 엮어서 와인 게이트라고 하는 데 와인업체 이미영 회장하고는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밥 한번 먹은 게 다”라며 “무슨 와이게이트냐? 언론중재위를 비롯해 명예훼손 소송을 통해 명예회복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의혹이 팩트가 없고 찌라시나 특정인사에 의해 그려진 그림”이라며 “그러나 내가 선진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 있고 오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원의 해체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정권초 3대 외곽조직이자 김진홍 목사가 이끌던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2008년 5월 비공식으로 해체된 상황이다. 당시 대변인이었던 변철환 민생경제연구소 원장은 “순수한 시민운동이냐 정치적단체냐 논쟁 끝에 분열됐다”고 본지에 밝힌 바 있다. 이후 이 조직은 민생경제연구소와 자유주의진보연합, 순수 시민단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지만 미비한 편이다.
몇 몇 소수의 선진국민연대 출신의 인사전횡 의혹과 권력사유화 문제는 외곽조직의 해체를 가져왔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닌 시민단체 형식으로 재탄생할 조짐을 보여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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