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고 용병 데얀, 득점왕 우선예약~
K-리그 최고 용병 데얀, 득점왕 우선예약~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10-04 13:36
  • 승인 2011.10.04 13:36
  • 호수 909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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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골 고지 넘어 28골 정상까지

K-리그 5년차 프로선수이자 몬테네그로 국가대표인 데얀(31·FC서울)이 올 시즌 K-리그 최고 공격수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 때 해트트릭을 달성한 데얀은 9월 넷째 주 K-리그 26라운드에서 MVP를 차지했다. 토종 공격수 김정우(15골), 이동국(14골)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시즌 20골 돌파도 함께 이뤄냈다. 해트트릭 기록은 K-리그 개인통산 4번째다. 데얀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복이 없는 꾸준함에 있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 데뷔 때부터 20골 가까이 넣었던 데얀은 FC서울로 이적한 후에도 줄곧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해 감독과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데얀은 지난달 24일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으로 19골의 ‘아홉수 부진’ 탈피와 올 시즌 두 번째 해트트릭의 기쁨을 누렸다. 통산 해트트릭 기록으로 보면 이동국과 공동 3위다. 데얀과 이동국보다 해트트릭을 많이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샤샤와 김도훈(각각 6회)정도인데, 데얀이 5년 차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날 경기 후 시즌 22골에 올라선 데얀은 득점왕 경쟁자 김정우(성남 일화)와 이동국(전북 현대)을 멀찌감치 따돌린 채 독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

K-리그 해트트릭 역사로 봤을 때 데얀이 득점왕을 기록할 가능성은 높다. 그해 시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최다 득점을 올린 경우가 70% 이상이기 때문이다.

몇 년간 변하지 않은 데얀의 ‘공격 리듬’ 또한 남은 경기에서의 전망을 밝혀주고 있다.

데얀은 2007년 K-리그로 넘어온 이후 득점 순위에서 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2008년과 2009년에는 득점상을 각각 두두(16골), 이동국(21골)에게 내줬지만 연속 2위에 올랐다. 길다고 말할 수 없는 다섯 시즌 동안 데얀은 89골이나 넣었다.

데얀의 장점은 골 결정력 외에도 많다. 지난해 10도움과 올 시즌 7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데얀은 탁월한 시야와 이타적인 플레이까지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수비력은 국내 공격수들이 필히 본받아야할 요소다. 데얀은 뛰어난 수비기술을 겸비한 공격수를 선호하는 세계 축구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10월 3일 라이벌 수원 전 벼르고 있어

데얀은 공격을 하지 않을 때도 항상 가만히 서 있지 않는다. 언제든지 압박을 하고 공을 빼앗는다. 지난달 24일 대전 전의 첫 골은 데얀의 수비력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들의 실책을 유도했고 그것을 가로채 골로 연결시켰다.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대행 역시 “데얀의 수비력은 대단하다. 데얀은 수비수 못지않게 수비를 많이 하고 수비력도 좋다”고 극찬했다. 최 감독대행은 “데얀의 수비력 때문에 상대가 역습을 잘 하지 못한다. 데얀의 플레이를 보다보면 전방에서 압박해 공을 가로챈 후 골로 연결시키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데얀은 리그에서의 여세를 몰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까지 노리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는 데얀은 팀이 4강행에 성공할 경우 득점왕을 넘볼 수 있다.

데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2009년 대회에서 5골을 터뜨린 것 외에도, 이번 대회 때는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5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알 아인, 항저우 그린타운, 가시마 앤틀러스 등 강팀들을 상대로 터트렸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2002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범 후 K-리그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김도훈(2004), 모따(2007), 호세 모따(2010) 등 세 차례다. 그러나 K-리그와 동시에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아직 없었다.

FC서울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알 이티하드 또한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데얀 경계령을 발표했다.


아시아 챔스 8강전, 골 득실 밀려 탈락

지난달 15일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3-1의 승리를 챙긴 ‘알 이티하드’ 다비도비치 감독은 “FC 서울은 데얀의 제공권과 몰리나의 콤비 플레이가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다비도치비 감독은 FC서울 선수들의 체격조건과 투쟁심,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더불어 데얀의 존재감을 높이 샀다.

현재 데얀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K-리그 최고 공격수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국내 대표팀 공격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며 데얀을 칭찬했고, 정해성 전남 감독은 “과거 피아퐁(럭키금성), 코샤(포항)와 견줄만한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고 평했다.

데얀에게 남은 경기는 4경기다. 한 경기당 1.5골 이상을 넣으면 김도훈이 세웠던 시즌 최다득점 28골도 경신할 수 있다. 국가대표 착출까지 없는 시기여서 컨디션 조절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데얀. 시즌 후반을 그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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