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바로 등 뒤에 서있는 하위 팀 때문에 매 경기 살얼음판
프로야구, 바로 등 뒤에 서있는 하위 팀 때문에 매 경기 살얼음판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9-06 12:50
  • 승인 2011.09.06 12:50
  • 호수 905
  • 50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트 시즌 진출과 시즌 2위…아무도 몰라~
(왼쪽부터) 로페즈 - 최형우 - 이대호

‘201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상위권 팀들의 선두싸움과 4,5위 팀의 역전극이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는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삼성 라이온즈’가 64승 43패로 1위, ‘기아 타이거즈’가 64승 54패로 2위, ‘롯데 자이언츠’가 58승 49패로 3위, ‘SK 와이번즈’가 55승 49패로 4위에 올라있다. LG 트윈스가 52승 53패로 그 뒤를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가장 돋보이고 있는 구단은 KIA와 롯데다. KIA는 SK를 상대로 4연승을 거뒀고 삼성과 ‘넥센 히어로즈’를 제압한 롯데는 막강 화력을 바탕으로 3위까지 치고 올랐다. 반면 ‘야신’ 김성근 감독의 부재로 방향을 잃은 SK는 4위 유지도 장담 못하게 됐다. 갈수록 흥미를 더하고 있는 프로야구 레이스를 살펴봤다.

먼저 KIA는 지난달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3:2로 승리했다. 9회 말 안치홍의 끝내기 안타가 주효했던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안치홍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9회 말 무사 1,2루에서 상대투수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끝내기 적시타를 날렸다.

지난달 7일부터 비룡군단 SK에 4연승을 거둔 KIA는 이날 승리로 프로야구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선두 삼성과는 5경기 차다.

2위였던 SK는 KIA에게 연패를 입은 후 순식간에 4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KIA는 선발투수 트레비스 블랙클리의 불안정한 구위 때문에 초반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용규와 김선빈 등의 타선 활약으로 동점을 이어갔고 SK 최정의 홈런에는 KIA의 정신적 지주 이종범의 2루타로 맞섰다.

2:2 스코어는 경기 중반 이후로 지속됐고 양 팀은 불펜을 총동원해 승리를 따내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그 균형은 KIA가 무너뜨렸다. 트레비스 이후 투입된 KIA 투수 로페즈는 4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구원승과 시즌 11승을 올렸다.

하향세를 연승으로 탈바꿈시킨 KIA에 비해 SK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 처했다. 수년간 프로야구 최강 팀으로 군림하던 SK지만 최근 5연패를 겪으면서 4위 수성도 위태롭게 됐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6일까지 7연패를 당한 이후 5연패는 처음이다.


맹렬한 순위 싸움에 팬들은 긴장의 연속

SK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프로야구 5위에 랭크된 LG 트윈스에게도 3:0으로 패했다.

4연승과 원정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LG는 SK의 부진을 재물삼아 멀어져 가던 4강의 꿈을 다시 꾸게 됐다.

삼성과 롯데는 서로 한 차례씩 상대팀의 기를 꺾어 놨다.

선두 삼성은 지난달 30일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장단 20안타를 집중시킨 타선 덕분에 13:3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삼성은 3,4회 공격 때만 10점을 뽑아내는 화력으로 초반에 승리를 확정 지었다.

최형우는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 4득점을 휘둘러 이날 경기의 MVP가 됐다. 강봉규 또한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힘을 더했다.

삼성의 선발투수 덕 매티스는 7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 호투해 5경기에서 4승 무패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31일에는 롯데가 반격에 나섰다.


한 번 해볼 만한 ‘격차’ 때문에 순위 변동 예상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롯데는 이대호를 필두로 몰아붙인 타선에 힘입어 10점차 패배 수모를 털어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시즌 58승3무49패를 기록, 2위 KIA 와의 승차를 반경기로 좁혔다.

특히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는 선제 적시타이자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팀을 이끌었다. 김주찬도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타선에 힘을 더했다.

롯데 선발투수 고원준 역시 6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와 삼성 간의 균형은 1회 말부터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1회 때 김주찬의 좌전안타와 도루, 손아섭의 볼넷으로 1,2루 찬스를 만든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가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홍성흔의 1타점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더한 후 조성환의 희생플라이와 삼성의 실책으로 5:0으로 달아났다.

기선을 제압한 롯데는 2회 김주찬의 좌전안타와 손아섭의 좌월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4회초 삼성 진갑용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4회말 2사 2,3루에서 이대호가 2타점 2루타를 날려 다시 8:2로 도망갔다.

올 시즌에는 포스트 시즌이 한 달 이내로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각 팀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 연승, 연패가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면 언제든지 주인공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누가 최종적으로 리그 2위에 안착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IA 외에 유력한 후보는 롯데와 SK다.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롯데의 양승호 감독은 “한동안 작전이 실패했던 확률이 많았는데 점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와의 호흡이 맞아가는 것 같다”면서 남의 경기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롯데는 안정된 불펜진 등 투타 조화 속에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장마를 피해 올 시즌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KIA는 여유 있는 일정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숨 고르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실전감각을 유지하는데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긴장감은 야구팬들에게 큰 재미가 되고 있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