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오카다 감독처럼 될 수나 있나
조광래, 오카다 감독처럼 될 수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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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8-16 12:53
  • 승인 2011.08.16 12:53
  • 호수 902
  • 4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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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은 2010년 5월 24일 일본대표팀의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박지성(30·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침묵 세리머니’와 0-2패배를 멍하게 지켜보는 것 말고는 오카다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남아공월드컵 4강 진출을 호언장담했던 그였지만 기자회견장에서는 일본 기자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특유의 멍한 표정으로 성실하게 답했다가 비웃음만 들어야 했다.

그러나 정확히 1개월 후, 오카다는 일본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6월 24일 덴마크와의 남아공월드컵 E조 마지막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두며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다.

그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주위의 적극적 만류에도 불구하고 “농부가 되겠다”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조광래(57)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일전 역사에 어두운 흔적을 남겼다. 지난 10일 삿포로에서의 0-3 참패로 ‘삿포로 참사’ 장본인이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의 모습은 1년 3개월 전 오카다를 연상하게 했다.

축구 팬들의 질타는 엄청나게 이어지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감독직 사임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3주 후인 다음달 2일 레바논을 상대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조 감독은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 어제 같은 경기는 절대 하지 않겠다”며 고개 숙였다.

지난해 8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공식 데뷔한 조 감독은 2-1로 승리한 후, 찬사를 받았다. ‘컴퓨터 축구’, ‘데이터 축구’ 수식어도 넘쳐났다. ‘조광래 X파일’로 불리는 자료는 매번 화제였다.

오카다는 ‘이왕 욕듣는 거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자신이 구상하고,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성공했다. 조광래 감독은 어떤 식으로 위기에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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