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빈자리’ YS 인맥 ‘메운다’

7·28 재보선이 한나라당 완승으로 끝나면서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 국정방향의 핵심인 개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유임이냐’, ‘사퇴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정운찬 총리 역시 재보선 승전보와 함께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총리를 비롯해 6~8개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하는 데 부담감을 덜게 됐다. 당장 정치권은 10개월만에 직을 관둔 정 전 총리 후임이 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한 여야 정치인중에서 몇 명이나 개각 열차에 몸을 실을지, ‘깜짝인사’가 나올지 등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운찬 총리가 7·28 재보선 승전보와 함께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8월초 여름휴가를 떠난 이명박 대통령은 다소 ‘프리하게’ 개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개각 시기로는 여름 휴가를 마친 8월 둘째주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 전 총리 후임으로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인사들이 그동안 거론됐다. 십 여명이 넘게 총리 후임으로 거론됐지만 개각이 임박하면서 1~2명으로 좁혀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차기 총리 후임으로 유력한 인사로는 박세일 한반도 재단 이사장과 이상범 서울시립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미 사정기관에서 두 인사 스크린을 마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48년생인 박 이사장은 서울출신으로 서울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딴 경제통이다. 서울대 법대 재직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름으로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사회복지수석을 지낸 전형적인 YS맨으로 불리고 있다. 2004년에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정연구원장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같은 해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표로 있던 한나라당에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YS 인연 3명, MB 시장 재직 3명 ‘우연?’
박 전 대표와 함께 여의도 연구소장을 지내면서 가깝게 지내던 박 이사장은 2005년 3월 세종시 원안 찬반을 두고 박 전 대표와 맞서면서 비례대표직을 사퇴했다. 이로인해 박 전 대표와 박 이사장이 ‘앙금이 남아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박 전 대표와 관계로 인해 총리 임명이 걸림돌로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부산 출신인 이상범 총장은 52년 생이다. 경남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딴 인재다. 1990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부교수에서 교수로 2003년부터 서울시립대 5·6대 총장직을 연이어 맡고 있다. 1999년부터 2000년 12월까지 서울시 투자기관 경영평가단 단장을 맡은 이 총장은 이후 경영평가위원으로 서울시장 재직하던 이 대통령과 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다. 경합중인 박 이사장이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내정될 경우 이 총장이 총리로 갈 공산이 높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 이석연 법제처장,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이완구 전 충남지사, 조무제 전 대법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의 이름이 여전히 오르내리고 있다.
장관 교체폭은 최소 6개부처에서 8개부처까지 늘어날 공산이 높은 가운데 정치권에선 6개부처 교체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MB 정권에서 공공연히 하소연하듯 ‘마땅한 인재’가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교체 대상으로 유력한 장관으로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 실장으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노동부 장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백희영 여성가족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는 박 이사장이 복수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 승진설도 나오고 있다. 총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토부 장관의 임명에도 영향을 줄 공산이 높다. 환경부 장관 후임으로는 박태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50년생인 박 원장은 부산대 출신으로 환경 전문가다. 한국건업, 효성에서 환경사업부 과장을 시작으로 부산대 환경공학과 부교수, 환경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국가지속발전위원회 위원,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장관행, 영남3, 충청2, 서울1 안배 호남 ‘부재’
고용노동부 장관 후임으로는 이채필 차관과 이주호 과학기술부 차관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두 인사 모두 YS 정권과 인연이 있다. 이채필 차관은 청와대 경제비서실에서 근무했고 이주호 차관은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 전문위원과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있었다.
이 차관은 경남 울산 출신으로 영남대를 졸업했다. 25회 행시출신으로 16년간 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노동 관료 출신이다. 반면 61년생인 이주호 차관은 대구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미 코넬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거쳐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을 거쳐 2009년초에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후임으로 신재민 문화관광부 1차관이 유력하다. 신 차관은 충남 서천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언론인 출신이다. 20년간 한국일보에 몸담은 그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홍준표 최고위원 등이 미국에서 거주할 당시 미 특파원으로 인연을 맺어왔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으로는 경남 마산 출신의 박재완 전 청와대 대통령 국정기획수석이 물망에 올라 있다. 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전 수석은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박 전 수석은 전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에 몸 담아 보건복지쪽에도 정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 전 수석 역시 YS 재임 시절 청와대 비서실 서기관을 지낸 바 있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으로 이재오 측근으로 불리는 진수희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진 의원은 지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친이재오계 대표로 출마가 유력했지만 고사한 배경에 장관행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전 출신인 진 의원은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 18대에는 서울 성동갑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내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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