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실세 무기수입 로비창구였다”
최근 불교계 유력종파의 스님이 여권실세와의 친분을 내세워 무기판매상의 돈을 편취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검찰이 조사 중이다. 이 스님은 종파의 주요직책을 담당하고 있는 A스님인 것으로 알려졌다. A스님의 영향력은 종파 내에서 막강하다. 불교계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스님은 정치권 인사들과의 친분 뿐 아니라 경제계 인사들과도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고 한다. A스님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권실세는 요즘 들어 잠잠해진 S씨로 알려졌다. ‘무기판매상-A스님-S씨’ 사이에는 어떤 커넥션이 있었던 것일까.검찰은 무기판매상으로 알려진 K씨 L씨 등이 제기한 고소장을 바탕으로 A스님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고소장에 드러난 여권실세 S씨에 대해서도 연루 여부를 내사 중이다.
검찰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의 전언에 따르면 K씨와 L씨는 주변인의 소개로 알게 된 A스님으로부터 S씨와 친분이 두텁다는 말을 듣고 국내에 무기판매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A스님은 “S씨에게 부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자신이 지정하는 은행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소장에는 ‘A스님이 국방부 관계자 등 주변인들에게도 로비를 따로 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비와 접대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했다’고 돼 있다고 한다.
정치권로비 실제 있었나
이 소식통은 “현재 검찰 수사의 최대 핵심은 A스님이 무기판매상의 돈을 편취했는가하는 부분과 함께 정치권과 국방부 등에 실제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라며 “만약 A스님이 로비를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는 정치권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출신인 A스님은 오래전부터 S씨와 친분을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교계가 정부와 심각한 갈등에 빠질 때면 S씨는 A스님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A스님과 S씨는 서로 잘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A스님 측은 “알고는 있지만 가까운 관계는 아니다. 공석에서 얼굴을 몇 번 본 것이 전부”라고만 했다.
또 S씨 측은 “전혀 모르는 스님이다. 불교계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교류가 있을 리 없지 않은가”라고 A스님과의 관계를 부정했다.
그러나 K씨 등 무기판매상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주변인들이 “A스님은 S씨와 독대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보고 들은 것이 없다면 왜 거액의 로비자금을 A스님에게 건넸겠냐는 게 무기판매상의 주장이다.
로비자금의 행방은?
무기판매상들의 주장에 대한 A스님의 입장은 ‘무조건 사실무근’이다. A스님 측은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하지만 돈을 받은 적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받았으나 로비자금 명목이 아닌 정당한 이유로 받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무기판매상들이 소장에서 주장한 내용을 보면 “A스님은 무기수입 및 판매를 도와주겠다”며 “내가 지정한 계좌로 돈을 송금하라. 그러면 S씨를 통해 일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A스님이 받아 챙긴 돈은 5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장에 드러난 A스님의 통장에 5억 원이 입금됐는지, 그리고 그 돈의 용처는 어떻게 되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소식통은 “아직 검찰이 수사 중이라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5억 원이 입금됐다가 다시 빠져나갔는데 이 돈이 어디로 왜 빠져나갔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A스님이 돈을 어떻게 했는지 드러날 것이다. 돈을 받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돈의 일부가 S씨에게로 전달 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검찰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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