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해결사에서 한화 구세주로 돌아온 ‘특급 멕시칸’ 가르시아
롯데 해결사에서 한화 구세주로 돌아온 ‘특급 멕시칸’ 가르시아
  • 이창환 기자
  • 입력 2011-06-28 13:03
  • 승인 2011.06.28 13:03
  • 호수 895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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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가!가!가! 가르시아~!”

[이창환 기자] 카림 가르시아(36)가 프로야구 용병 사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화 이글스 홈인 대전에서는 ‘가르시아 신드롬’으로까지 불릴 정도다. 가르시아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지 열흘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2개의 만루홈런, 마무리 3점 홈런 등을 연거푸 뿜어냈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에서 펼쳤던 활약 이상이었다. 동료 선수들과 한화 팬들은 가르시아 합류에 열광했다. 가르시아의 공격력은 한화 한대화 감독 용병술과 맞물려 더욱 극대화 되고 있다. 거포에 목말라 하고 있던 한화의 목을 축여준 가르시아의 활약상을 조명해봤다.

지난 6월 10일 롯데를 상대로 한화 이글스 데뷔전을 치른 가르시아는 9경기에서 37타수 8안타로 타율은 2할1푼6리를 기록했다. 한화는 거포 가르시아의 합류로 경기당 평균 득점이 6.3점까지 치솟았다. 가르시아가 데뷔 후 불과 일주일 만에 3홈런 15타점을 올렸기 때문. 뿐만 아니라 가르시아가 기록한 8안타에는 장타가 무려 5개(2루타 2개, 홈런 3개)나 포함돼 있다.

가르시아는 2008~2010프로야구 시즌 동안 몸담았던 롯데 자이언츠를 재물로 첫 안타를 뽑아냈다. 이는 한대화 한화 감독이 가르시아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타팅 멤버로 그를 투입한 결과였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용병 생활을 시작한 가르시아는 멕시코 프로팀에서 뛰다가 최근 한화와의 계약을 완료한 후 한국으로 다시 넘어왔다.

가르시아의 첫 홈런은 롯데전 이후 4경기 만에 터졌다. 지난 6월 15일 KIA전에서 승부를 뒤집은 만루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가르시아는 같은 달 16일에도 만루홈런을 쳐 KIA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이틀 연속 만루홈런을 터트린 예는 프로야구 사상 3번 밖에 없다. 그 4번째 주인공이 된 가르시아는 “선수 생활 중 이틀 연속 만루홈런을 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크게 기뻐했다.

더이상 올라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가르시아의 상승세는 다음날 한 번 더 치고 올라갔다. 지난 6월 17일 두산 전에서 8-8로 팽팽하게 맞서던 연장 10회 말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를 매듭지은 것이다.


만루홈런 대폭발

가르시아 효과는 팀이 승리를 거둘 때만 해당되지는 않았다. 가르시아는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아 팀의 기세를 살렸다. 지난 6월 18일 한화는 두산과의 경기에서 13-3으로 패배했는데 가르시아의 ‘허슬플레이’는 11-1로 뒤지던 6회 터졌다. 가르시아는 아웃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1루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에 들어갔다. 처진 덕아웃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의도였다.

가르시아의 의욕 넘치는 ‘파이팅’에 한 감독과 팀 동료 선수들은 기쁜 마음을 드러내면서 가르시아 열풍이 한화 순위 상승에 기폭제가 되길 기대했다.

가르시아와 가장 허물없이 지내는 에이스 류현진은 가르시아를 “언빌리버블”이라고 정의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잘 맞지 않더라도 워낙 힘이 좋아 다 넘어간다. 노림수마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한화 이여상은 “가르시아가 합류하면서 팀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고 힘이 생겼다”고 말했고 이대수는 “팀이 강해진 것은 물론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말처럼 가르시아 효과는 팀내 다른 타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안겼다. 장성호 최진행 등에게 집중 됐던 상대팀 투수들의 견제가 가르시아에게 분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는 더욱 다양한 타격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최진행의 경우 가르시아가 합류한 이후 9경기에서 3할 6푼 6리의 타율(30타수 11안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김태균, 이범호도 잊혀질 기세

가르시아 효과는 환화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한화는 6월 셋째 주 KIA와의 대전구장 홈 3연전에서 평균 8000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했다. 올 시즌 대전구장 평균 관중수가 6598명이었음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1986년 빙그레 창단 이후 평일 홈 관중이 80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18, 19일 두산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1만500석 좌석이 연속 매진됐다.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에 치우쳤던 관중 수는 거포의 가세로 고루 분포됐다. 가르시아를 데려온 ‘야왕’ 한 감독은 가르시아가 빠른 시일 만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유를 심리적인 안정, 단점 보완, 경기출전을 통한 적응으로 꼽았다. 특히 한 감독은 가르시아의 단점 보완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롯데 시절 가르시아는 ‘한방’이 두렵지만 약점이 많은 타자로 분류됐다. 가르시아는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공에 쉽게 당했다. 하지만 최근 가르시아는 상대 투수들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고 밀어치는 안타를 만들어 내고있다. 한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낮게 떨어지는 볼을 조심하고 힘을 빼고 치라”는 조언에 충실히 플레이한 결과였다.

한화 강석천 타격코치는 가르시아의 타격 발전 이유를 항상 경기장에 먼저 나와 연습하는 점, 용병 특유의 고집이 없는 점으로 들었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오릭스 버팔로스 등 미국, 일본 구단에서 경력을 쌓은 가르시아. 그의 장타가 프로야구 순위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매우 궁금해진다.

hojj@dailypot.co.kr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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