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빅4클럽 간다
언젠가는 빅4클럽 간다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1-04-05 11:33
  • 승인 2011.04.05 11:33
  • 호수 883
  • 5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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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드래곤’ 이청용

‘블루드래곤’ 이청용(23·볼턴원더러스)의 키커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 결승골로 소속팀 볼턴을 FA컵 4강 진출을 시켰음은 물론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는 온두라스를 상대로 2골의 어시스트를 도와 대표팀의 우승을 도왔다. 이청용의 목표는 FA컵 우승이다. 현재 볼튼은 잉글랜드 FA컵 4강에 진출해 있다. 아직 웸블리 스타디움을 한 번도 밟지 못한 이청용은 “남은 시즌 동안의 목표는 FA컵 우승이다”며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을 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을 것이다”고 밝힐 정도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로 그가 소속팀 볼턴을 FA컵 4강에 올려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청용은 지난달 13일 오전 영국 버밍엄 세인트 앤드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버밍엄과의 2010-2011시즌 FA컵 8강전에서 경기 종료직전 극적인 역전 헤딩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청용의 결승골에 힘입은 볼턴은 11년 만에 FA컵 준결승에 진출하며 우승 가능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볼턴은 1958년 이후 아직 FA컵 타이틀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


볼턴, FA컵 우승을 꿈꾸다

볼턴과 버밍엄은 선제골과 만회골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이청용은 후반 16분 이반 클라스니치 대신 교체 투입됐다.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을 활발하게 누비며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2-2로 맞선 후반 45분 후방에서 온 긴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케빈 데이비스가 머리로 받아 연결해 주자 지체 없이 머리로 받아 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이 이청용을 향해 “환상적인 마무리”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멋진 장면이었다. 코일 감독은 “이청용은 믿기 힘든 볼 터치와 밀집 지역에서 유능한 볼 간수 능력을 지녔다”며 이청용의 강점을 설명했다. 또한 “지금의 이청용에게는 웸블리구장이 어울린다”며 “잠재적으로는 빅 클럽(맨유·첼시·리버풀·아스널)에 뛰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청용은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버밍엄을 꺾고 꿈의 무대인 웸블리구장(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으로 FA컵 결승 및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장으로 사용)을 밟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청용은 소속팀의 우승에 한몫을 한 것은 물론 지난달 25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온두라스전에 선발 출전에 한국의 4-0 승리에도 일조했다.

이 날 경기에서 이청용은 우측면 미드필더로 나서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두세 차례 득점 찬스가 찾아왔으나 아쉽게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혀 땅을 쳐야 했던 이청용이지만, 4골차 대승을 이끌어낸 만큼 실망스럽지 않았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국대 평가전 아쉬운 찬스

이청용은 우측과 중앙을 영리하게 파고들면서 슛 찬스를 잡았다. 절묘한 볼 터치와 상대의 역을 찌르는 드리블까지 더하면서 득점 기회를 얻어냈다. 하지만 이청용의 마무리가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고도 슛이 번번이 골키퍼에 걸리거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경기 후 이청용은 “찬스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골을 성공시키지 못해 아쉽지만, 대신 동료들이 많이 넣은 만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힌 후 “공격을 이끄는 동료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나 많은 골을 얻어냈다. 또 수비로 전환할 때 강하게 압박했는데 이 때문에 온두라스가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창의적인 플레이는 톱클래스

이청용은 우측과 중앙을 고루 오가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중이다. 시야와 상황 인식이 좋다. 볼터치와 물 흐르는 듯한 안정적인 드리블, 민첩성, 스피드, 골대 앞에서의 침착성, 지구력 등을 모두 갖췄다. 경기흐름을 읽어 플레이에 반영하는 센스는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드필드에서의 움직임이나 정확한 침투능력, 날카로운 패스, 회전을 이용한 크로스 또한 이청용의 강점 중 하나이다.

박문성 축구 해설가는 이른바 축구 아이큐라는 것이 있다면 이청용은 대단한 ‘축구 아이큐’를 가지고 있다고 언론과 축구 중계를 통해 말한 바 있다. 이청용은 단 한 동작으로 경기 분위기를 지배할 수 있을 정도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곧잘 펼친다. 축구 아이큐가 높다는 이야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그의 창의적인 모습은 톱클래스로 통한다.

반면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약점이 노출된다. 강한 파워를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과감성이 결여되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기술보다 힘을 앞세워야 하는 상황에서도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기술 일변도로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술에 의한 슛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힘에 의한 슛에는 소극적이고 그 완성도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올 시즌 볼턴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청용이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현재 볼턴의 중앙 미드필더 스튜어드 홀든(미국)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에서는 이청용의 중앙 미드필더 출전 전망이 들려오고 있다. 이에 이청용은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크게 상관은 없다”고 밝혔지만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위치는 부정적이다. 그는 “사이드에서 공격하는 것이 더 편하다. 중앙 자리에 정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볼턴은 대망의 FA컵 결승 진출을 놓고 스토크 시티와 오는 17일(한국시간) 4강전을 치른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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