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복서 이시영의 아름다운 도전
배우·복서 이시영의 아름다운 도전
  • 박주리 기자
  • 입력 2011-03-21 15:07
  • 승인 2011.03.21 15:07
  • 호수 881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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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이시영 복싱선수권대회 챔피언 등극

배우 이시영(29·홍수환스타복싱)이 복싱선수권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시영은 지난 17일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대회 48kg급 결승전에서 성소미(16·순천청암고)를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아마추어 대회긴 하지만 배우인 그가 내비친 복싱에 대한 열정과 근성에 스포츠계는 물론 연예계까지 많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시영은 머뭇거리지 않았다. 결승 1라운드 종이 울리자마자 링 가운데로 강하게 돌진, 긴 리치를 활용해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성소미보다 10cm 가량 큰 169cm 키에서 뻗어 나오는 스트레이트는 위력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했다. 이시영 역시 장점인 긴 팔을 이용,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성소미의 얼굴에 주 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를 날려 두 차례나 스탠딩 다운을 뺏었다. 경기는 3라운드 1분 40초 만에 끝났다. 이시영이 17-0으로 크게 앞서자 심판이 RSC(아마추어 복싱에서 실력이 현격한 차이가 있을 때 또는 부상으로 시합 속행이 불가능한 경우 심판이 내리는판정)를 선언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복싱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신인치고는 아주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신체조건이 상당히 좋아 타고난 복싱선수다. 적극적으로 기량을 연마한다면 더 많이 나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이시영을 지도해 온 홍수환 관장은 그의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 홍 관장은 “본격적으로 복싱에 매달린다면 런던올림픽 출전도 꿈은 아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상처불구, 열정적인 도전

이시영이 복싱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다. 그는 지난해 여자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에 캐스팅, 소속사는 역할을 위해 복싱을 배울 것을 권유했다. 복싱에 관심을 갖게 될 무렵, 여러 이유로 드라마 제작은 무산됐지만 그는 이미 복싱의 매력에 빠져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 했다.

재미를 붙인 이시영은 지난해 11월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 50kg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 2월 제47회 서울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 48kg급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해 진정한 ‘복서’로 거듭났다.

복싱을 권유 했던 소속사는 오히려 애를 먹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시영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복싱을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며 “얼굴에 잘못 상처라도 날까 그만 두라고 하고 싶지만 열정을 막을 수 없다. 거기다 예정됐던 화보 촬영도 권투 관련 일정 때문에 취소해야 했다”고 밝히며 난감함을 표현했다.

자칫 여배우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주위에서 걱정을 하지만 오히려 이시영은 사각 링에서 희열을 느끼는 듯하다.

네티즌들도 이시영의 열정인 모습에 “지금까지 본 모습 중 가장 아름답다”, “이러다가 챔피언이 될 기세”, “민낯에도 호감 가는 유일한 여배우”라며 극찬을 보내고 있다.


다이어트 효과도 톡톡

물론 본인의 의지와 신념으로 복싱 대회에 참가한다지만 169cm의 키에 48kg의 체중을 유지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더욱이 이시영의 체지방은 4.7kg 정도로 이는 체중의 10%도 되지 않는다. 일반 여성의 체지방은 체중의 15~20%로 알려져 있다. 복싱으로 지방을 줄인 그의 몸매는 군살이 없다. 전문 운동선수도 가지기 힘든 수치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시작한 복싱은 재미도 재미였지만 체중감량에도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난해 9월 그는 소속사 공식 블로그 지앤진을 통해 “최근 살이 많이 빠졌다. 7kg 정도 몸무게를 감량했다”면서 “3개월 넘게 꾸준한 식이요법과 복싱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다이어트 결과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또 “처음으로 40kg대 몸무게가 됐다”고 수줍게 고백하며 날씬한 몸매와 건강한 몸을 자랑해 건강 미인으로 떠올랐다.

그의 다이어트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여성들이 체육관 문을 두드렸다. 반포에 위치한 한 권투체육관 관장은 “이시영 덕분에 복싱, 특히 복싱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여성전문 복싱다이어트 수업을 진행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이 기회로 침체된 복싱계에도 새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배우로서는 감히 도전하기 쉽지 않은 복싱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한편 상대 선수로 출전한 성소미는 광저우아시안게임 수영 금메달리스트 정다래(20·전남수영연맹)의 남자친구인 성동현(한국체대)의 친동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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