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검찰 고위급 인사‘바다이야기’와 검은 커넥션 1탄
단독보도 검찰 고위급 인사‘바다이야기’와 검은 커넥션 1탄
  • 윤지환 기자
  • 입력 2010-07-20 10:12
  • 승인 2010.07.20 10:12
  • 호수 847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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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사 싱싱한 횟감에 취했다
▶ A씨의 지시로 B씨가 게임기를 제작판매한 혐의를 인정한 판결문

얼마 전 MBC방송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에서 이른바 ‘스폰서 검사’의 실체를 심층보도한 적 있다. 이 내용이 전파를 타자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사회 정의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검찰이 비리세력과 은밀한 커넥션을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은 충격에 휩싸였다. 검찰은 방송을 통해 드러난 ‘스폰서 검사’들을 경질 또는 인사조치 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는 “수많은 비리 검찰들 가운데 극히 일부를 처벌하는 것일 뿐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며 비난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질적인 검은 커넥션이 만연해 있기 때문에 방송에 드러난 ‘스폰서 검사’에 대한 처벌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외부감찰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다방면으로 내부 정화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의 다른 한편에서는 ‘스폰서 검사’ 파문에 초연하다.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 대부분의 검찰은 깨끗하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일요서울]은 최근 문건 하나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문건 내용을 살펴보면 검찰의 고위인사가 성인용 사행성 게임기 판매업자를 비호한 정황이 뚜렷하다. 이 문건의 내용을 완전 공개한다.

이 문건은 진정인 이모씨가 2010년 5월 중순경에 작성한 진성서와 2009년 6월 초중순경 서울의 모 지방법원에서 있었던 재판의 판결문 그리고 사행성 게임기 판매업자의 제품 출고리스트로 구성돼 있다.

이씨가 법원에 제출한 진정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씨는 피진정인 A씨의 탈세와 재산도피 등을 고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씨에 따르면 A씨는 실소득이 연간 140억원에 이르면서도 수익이 없다고 신고해 탈세를 했다. A씨는 탈세한 돈을 빼돌러 이 가운데 80억원을 가족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이씨는 폭로했다. 이뿐 아니라 A씨는 2008년 재판 때 증인들을 매수해 위증을 하게 했음에도 해당 사건에서 무혐의가 됐다는 내용이 진정서에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보면 대체 A씨는 어떤 인물인지 의문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일요서울]은 진정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접촉을 시도한 끝에 진정인 이씨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이씨는 자신이 진정한 내용에 대해 “진정 내용은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진정서 내용 이면에는 검사와 경찰 그리고 A씨 간의 검은 커넥션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씨는 “내가 진정한 사건은 사행성 게임기 판매업자인 A씨가 외부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 모아 사행성 게임기와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하다 검찰에 적발된 것에서 비롯된다”며 “A씨는 전국 각지 조폭들에게 사행성 게임기를 판매하는 업자로 게임기 판매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였다. A씨는 조폭들의 수익원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고 말했다.


판사와 검사의 다른 시각

서울 ○○법원의 재판부가 내린 판결문을 보면 A씨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오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직전인 2005년 중반 경부터 게임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당시 A씨는 주변인들에게 “내가 하는 게임 사업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를 종용했다. 이씨는 A씨의 이같은 사탕발림에 수억 원의 돈을 투자했다.

이씨는 “이렇게 개발한 게임을 A씨는 조폭들과 연계해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서를 낸 이유에 대해 이씨는 “처음에는 A씨에게 투자한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면서 “이제는 투자금 회수를 포기했다. 지금 나는 A씨가 법의 처벌을 받게만 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의 바람과 달리 A씨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 바로 ‘스폰서 검사’ 때문이라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A씨의 혐의는 공범인 B씨에 대한 재판에서 이미 인정되었음에도 정작 A씨에 대한 검찰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A씨의 혐의에 대해 검찰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내용은 B씨에 대한 판결문에 잘 드러난다. 게임프로그램 개발자인 B씨는 2007년부터 2009년 초까지 A씨의 지시에 따라 사행성 오락기기를 불법으로 제작하고, 기기의 판매까지 관여했다. 그러다 불법 오락기 제작 및 판매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제작 판매를 지시한 A씨는 검찰의 단속망을 빠져나갔다. 이후 B씨는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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