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롯데자이언츠 감독 리더십 분석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10월 롯데자이언츠(이하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7년 부임해 팀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지만 단 한 번도 준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 해임의 이유였다. 롯데는 팀을 우승시킬 수 있는 감독을 찾는다고 했다. 그리고 프로감독으로는 LG트윈스 감독대행 경험이 전부였던 당시 고려대 야구팀의 양승호(61)감독을 영입했다. 로이스터의 연임을 원했던 롯데팬들 사이에서는 구단의 이런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구단은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양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 롯데가 필요한 로이스터 전 감독과는 다른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2011시즌 롯데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양 감독의 전략을 짚어봤다.
양승호 감독의 목표는 우승이다. 양 감독은 로이스터 전 감독이 만들어놓은 토대 위에서 ‘플러스알파’를 강조하고 있다. 기존 장점을 키우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투타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팀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플러스알파 전략? 조화!
‘자율야구’로 평가받은 전임 로이스터 감독이 선 굵은 야구를 시행했다면 양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위해 때때로 적극적인 스몰볼을 구사하겠는 뜻을 누누이 밝혔다. 롯데의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사령탑의 복안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선발투수 위주의 야구를 펼쳤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이보다 적극적인 전략의 부재를 로이스터 감독 체제의 아쉬움으로 꼽았다. ‘노피어(No Fear·두려워말라)’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로이스터 감독은 공격야구를 주문하면서 선수들에게 화끈함을 강조했다.
다만 로이스터 감독의 야구는 세밀한 플레이로 총력전을 펼치는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양 감독은 박빙의 상황에서 과감히 ‘스퀴즈’도 시도할 수 있는 스몰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양 감독은 “스몰볼을 하자는 게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처럼 이기기 위해서는 기존 화끈한 야구를 하는 운영방식도 긍정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이다”라고 밝혔다.
막강한 화력에 비해 전략적인 부분이 다소 취약했던 롯데를 양 감독은 빈틈없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팀으로 변화시킬 참이다. 양 감독은 로이스터 감독이 강조한 ‘장점의 강화’가 아닌 ‘약점의 보완’을 선택했다. 득점 패턴의 다양성으로 화력의 균형을 맞춰 공격의 빈틈을 메우는 것이 롯데의 2011년도 목표다.
대화와 소통이 키포인트
롯데는 지난 3년 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팀을 맡으며 감독과 선수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감독이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힘든 만큼 완벽한 팀 전력을 구성하기에 한계가 있었던 것. 이런 점을 잘 아는 양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얘기를 나누며 의사소통을 하려 노력하고 훈련장 분위기도 밝게 만들고 있다.
양 감독은 강압적인 카리스마보다 친근함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롯데는 ‘납회식’을 부활시켰다. 납회식은 모든 코치 및 선수들이 1박2일 동안 합숙하며 단합대회를 치르는 롯데만의 전통이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지난 시즌까지 그 전통을 이어가지 못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매 시즌 후 곧바로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가 구단으로서도 사령탑 없는 납회식을 치르기 애매해 지난 3년간은 간단한 행사로 마무리해왔다.
롯데의 간판타자인 이대호 선수는 양 감독에 대해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챙겨주시는 아버지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팀과 소통하려고 애쓰는 모습. 올 시즌 롯데가 강해질 수 있는 새로운 이유가 될 것이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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