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진출하는 그날까지 선수영입은 필수
제9구단 창단을 앞두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연일 화제다. 엔씨소프트의 구단 창단이 승인됐지만 이제 논점은 선수단 구성으로 옮겨갔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될 선수수급문제에 비하면 9번째 구단 창단이 승인되는 과정은 빙산의 일각이다.아직 확정된 안은 없다. 내달 초 단장회의를 통해 최종 결론이 지어질 전망이다. KBO는 그동안 준비한 선수수급 방안을 구단에 통보, 다양한 통로를 통해 구단과 이견을 좁혀나간다는 계획이지만 합의안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담당 상무는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다”고 밝혔다.
KBO와 8개 구단은 이제부터 엔씨소프트의 선수 수급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지만, 신생팀의 한계를 최대한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량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사실상 프로경력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첫 번째 길은 굵직한 FA 선수 영입이다.
FA 선수를 잡는다
KBO 측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FA 영입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이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8개 구단과 논의를 할 것이지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질적으로 1군 진입 전 시즌부터 FA를 영입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도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FA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시점이 2013년 11월이 될 예상이다. 그 시점에 FA가 되는 선수들은 운이 좋을 듯하다. 현재로써 엔씨소프트행이 가능한 최고의 선수는 기아타이거즈의 윤석민이다.
2005년 기아에 입단한 윤석민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특례혜택을 받았다. 2013년까지 FA 자격을 얻는 9시즌을 채우게 된다. 변수는 그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구단의 동의하에 해외진출을 하는 것이다. 국내에 남을 경우 엔씨소프트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윤석민과 같은 팀 멤버인 이용규도 2013년 말 FA가 된다. SK 최정과 정근우도 같은 해 FA 자격을 얻는다. 이 세 명은 윤석민과 함께 2008 올림픽에서 최상의 내·외야수로 활약한 최대어들이다.
엔씨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순수한 현금으로만 500억 원이 있는 것으로 안다. 8개 구단주와 같이 대기업은 아니지만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택진 회장의 야구사랑 또한 대단해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힌 만큼 2013년 말이 엔씨소프트의 ‘자금력’을 알아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입장은
그렇다면 2012 시즌부터 엔씨소프트에서 뛰게 될 선수들은 누가될까. 새로운 구단이 생기면 선수들의 일자리도 늘어난다. 적어도 40여 명이 선발 되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구단에서 야구를 한다고 해도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에 가게 될 선수들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KBO안이 통과되면 구단별로 적게는 2명, 많게는 3명까지 팀을 옮겨가게 된다. 이 중 적어도 2명 정도는 늘 1군에서 뛸 실력이 되는 선수들이 선택받게 된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1군에서 뛸 수 없다. 엔씨소프트가 1군 무대에 발을 들이는 시점이 2014년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1군급 실력이 되는 선수들이 2군에서 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체력 낭비이다.
선수들의 연봉도 타 구단보다 낮게 책정할 여지가 있다. 엔씨소프트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하는 일본 퍼시픽리그 팀인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창단 첫 해인 2005년에 1억 2000만 엔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라쿠텐이 흑자를 기록하는 데는 여러 전략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가 선수 연봉을 타 구단에 비해 낮게 책정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반발이 예상되자 엔씨소프트 측은 “종전 연봉제와 달리 일반기업과 같이 ‘스톡옵션’ 개념을 계약에 도입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원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KBO와 구단만의 결정으로 선수들의 입장이 모두 반영될 순 없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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