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리그서 이대호 울고 류현진 웃었다

2011년 프로야구 8개 구단 선수들의 몸값이 모두 정해졌다. 지난달 26일 마지막 미계약자였던 롯데자이언츠의 이승화와 문규현이 계약을 함에 따라 올해 재계약 대상선수 416명이 모두 연봉 계약을 마쳤다. 프로에게 ‘실력은 곧 연봉’이다. 전년 실적에 따라 연봉이 상승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8개 각 구단의 최고 수혜자와 최대 삭감금액을 알아본다.
구단별로는 우승팀 SK가 59억2900만 원으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지불했다. LG 48억4100만 원, 삼성 47억73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화는 SK의 총 연봉의 반도 되지 않는 26억3400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최하위 금액이며 한화이 성적도 2년 연속 바닥에 머물러 있다.
전체 억대 연봉 선수는 100명으로 지난해의 11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SK는 8개 구단 최다인 22명의 억대 연봉자를 배출했다. 삼성(17명), KIA(14명), 롯데(13명) 순이다. 두산은 11명, LG 10명, 넥센은 8명이다. 연봉 지불 순위도 하위권인 꼴찌인 한화는 5명이 억대 연봉자다.
두산 김동주는 7억 원으로 3년째 연봉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롯데 이대호와 손민한이 각 6억3000만 원, 6억 원으로 2·3위를 기록했다.
SK: 김광현 5년차 최고액
SK는 안방마님 박경완(39)과 201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SK는 박경완과 계약금 4억 원, 연간 연봉 각 5억 원등 총 14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노련한 투수 리드를 자랑하는 박경완은 SK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총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홈런 14개, 67타점을 기록해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지난해 포수 최초 ‘통산 300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23)은 역대 프로야구 최초 5년차 연봉 타이기록을 세웠다. SK는 김광현과 지난해 연봉 1억7500만 원 보다 54.3% 인상된 2억7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류현진(24·한화)이 받았던 역대 5년차 최고 연봉과 동일한 금액이다.
김광현은 193 2/3이닝, 17승 7패, 평균자책점 2.37점 등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록해 2008년에 이어 2년 만에 다승왕을 차지했다.
외야수 임훈(26)은 SK 선수 중 최고 연봉 인상률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해 받은 2400만 원의 108.3% 인상된 5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임훈은 지난 시즌 76경기에서 홈런 1개 포함 40안타, 14타점, 0.233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수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와 반대로 최동수(40·내야수)은 SK의 최대 삭감자가 됐다. 그는 지난해 비래 5000만 원이 삭감된 1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삼성: 오승환 연봉 삭감 수모
삼성은 이미 지난해 말 연봉 재계약 대상자 54명 전원과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 시즌 넥센에서 이적해 13승 5패, 방어율 3.46을 기록해 좌완 에이스가 된 장원삼(28)은 1억7000만 원에서 2억2500만 원으로 32.4%가 올랐다.
외야수 최형우(28)는 팀 내 최다홈런(24)과 최다타점(97)을 인정받아 1억3500만 원에서 1억8500만 원으로 37% 상승했다.
안지만(28·우완투수)는 팀 내 고과 1위를 차지했다. 9000만 원에서 88.9% 인상된 1억7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1억1000만 원에서 지난해 9000만 원으로 깎인 뒤 다시 2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게 됐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는 국가대표로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 금메달을 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16경기에만 출전해 4세이브에 그쳤던 오승환(29)은 지난 2005년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 삭감을 당했다. 오승환은 2억6000만 원에서 2억4000만 원으로 7.7% 삭감됐다.
두산: 신인왕 양의지 200% 올라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24·포수)의 연봉이 200% 올랐다. 2400만 원을 받았던 양의지는 4800만 원이 오른 7200만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그는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홈런 20개 타점 68개로 맹활약했다.
외야수 이성열(25)은 136% 인상된 8500만 원에 재계약을 했다. 같은 8500만 원에 연봉 체결을 한 오재원(26·내야수)은 지난해 106안타 35도루를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낸 만큼 억대 연봉을 노렸다. 하지만 구단은 지난 해 연봉 5200만 원의 63.5%만 인상했다.
두산 선수들은 이번 겨울 유독 구단과의 연봉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의 개인성적은 꾸준히 오르는데 반면 팀 성적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외야수 이종욱(31)도 3000만 원이 증감되는 1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국가대표 고영민(27·내야수)은 부상으로 인한 잦은 결장으로 29.6%가 삭감 돼 9400만 원에 연봉 협상을 했다.
롯데: 이대호와 7000만 원 갈등에 팬 분노
지난해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분 7관왕과 9경기 연속홈런 등 선수 생활 최고의 한해를 보낸 이대호(29·내야수)는 리그 최고 연봉인 7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 측은 지난 시즌에 받은 3억9000만 원에서 구단 사상 최고액인 2억4000만 원을 인상해 6억3000만 원을 고수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구단과 이대호는 KBO의 연봉조정위원회를 찾았고 위원회는 결국 구단의 손을 들어줘 팬들의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이밖에 지난해 큰 활약을 펼친 외야수 전준우(25)는 2800만 원에서 168%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며 7500만 원에 계약 체결했다.
이재곤(23·투수) 150%, 고원준(21·투수) 130%, 손아섭(23·외야수) 100% 등의 인상률을 보이며 계약에 성공했다.
기아: 어린 선수들이 쑥쑥, 안치홍 억대
지난달 16일 이용규(26·외야수)가 지난해 연봉 1억6000만 원보다 25% 인상된 2억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이로써 기아는 52명 전원과의 협상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용규는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에 145안타(최다안타 5위) 3홈런 51타점 25도루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200% 인상률을 기록했던 안치홍(21·내야수)이 올 시즌 재계약으로 억대 연봉자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6000만 원에서 4000만 원(66.7%) 인상된 1억 원에 체결했다. 그는 전 경기(13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1, 8홈런, 50타점 18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내야수의 핵으로 역할했다.
반면 김상현(31·내야수)은 부상으로 인한 부진으로 16.7% (4000만 원)이 삭감된 2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LG: 오지환 신연봉제 최대 수혜자, 325% 인상
구본준 LG트윈스 구단주가 발표한 신연봉제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최대이슈로 떠올랐다.
선수들의 입단 연차에 상관없이 전년도 성적에 따른 연봉 인상과 삭감이 신연봉제도의 기본 원칙이다.
고졸 2년차 오지환(21·외야수)은 신연봉제의 최대 수혜자이다. 오지환은 팀 내 고과 1위에 올라 지난해 연봉 2400만 원보다 325% 인상된 1억200만 원을 제시 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타율은 0.241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홈런 13개, 61타점으로 팀 승리에 큰 공을 세운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작은 이병규(28·외야수·등번호24번)는 지난해 연봉 2800만 원에서 단숨에 연봉 1억 원을 보장받게 됐다. LG구단 최초로 억대연봉을 받는 신고선수가 탄생한 셈이다. 그는 103경기에 출루해 타율 3할, 12홈런, 53타점, 57득점을 올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줘 구단은 7200만 원을 대폭 인상했다.
그에 비해 투수 박명환(34)은 지난해 연봉 5억 원에서 사상 최대 삭감 폭인 90%나 깎인 5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지난해 15경기 76이닝에서 4승 6패, 평균 자책점 6.63을 기록하고 부상으로 7월 이후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8개 구단 중 최고 연봉 금액을 선수들에게 지불했지만 신연봉제도 이후 SK에 밀려 겨우 2위에 올랐다. 신연봉제도가 정착되면 팀 성적 상승, 선수 개개인의 변화, 세대교체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넥센: 김수경 1경기 등판에 50% 삭감
투수 송신영(34)이 넥센 선수로는 유일하게 연봉 2억 원 대열에 올랐다. 넥센은 송신영과 종전 연봉 1억6000만 원보다 56.3%(9000만 원) 인상된 2억50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맺었다.
지난 시즌 중간 계투로 활약한 송신영은 넥센 투수 중 2번째로 많은 65경기에 나와 77이닝 동안 5승 5패와 1세이브, 14홀드를 올리고 방어율 4.21을 기록했다.
이밖에 포수 강귀태(32)도 지난 시즌 받았던 8천500만 원보다 1500만 원(17.6%) 오른 1억 원에 도장을 찍어 처음으로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톱타자로 맹활약한 외야수 장기영(29)은 180% 인상된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2500만 원을 받은 그는 올해 연봉으로 4500만 원 인상된 7000만 원을 받게 됐다. 장기영은 지난 시즌 119경기에 출전해 0.283 123안타 41도루로 리드오프 역할에 충실했다.
그에 비해 투수 김수경(32)은 연봉 2억2000만 원에서 50%씩이나 삭감된 1억1000만 원에 만족해야 했다. 김수경은 지난해 단 1경기에 등판해 3 1/3이닝 동안 1패, 방어율 13.50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한화: 류현진 7년차 최고 연봉도 추월
한국 최고 좌완투수 류현진이 6년차 최고연봉을 뛰어넘어 7년차 최고연봉까지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다. 한화 프런트는 류현진과 지난해 연봉 2억7000만 원보다 48.1%(1억3000만 원) 인상된 4억 원에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팀 내 고과 1위이다. 류현진은 이대호의 7년차 최고연봉(3억2000만 원)도 뛰어넘어 한국 최고 에이스임을 인정받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16승 4패, 방어율 1.82, 187탈삼진을 잡아냈다. 특히 2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해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거포’ 최진행(26·외야수)은 지난해 연봉 3000만 원에서 무려 233.3% 인상된 1억 원에 계약해 프로데뷔 8년 만에 억대연봉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시즌 한화 ‘4번 타자’로 전 경기에 출전, 홈런 32개, 92타점, 타율 0.231을 올려 김태균과 이범호의 공백을 채웠다.
한편 장성호는 지난 시즌 74경기에 출장, 4홈런, 58안타, 타율 0.245의 저조한 실력으로 인해 20%(5000만 원) 삭감된 2억 원에 재계약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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