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2·단국대)이 오는 7월 상하이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1500m 출전 여부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수영 인생에 있어 중요한 선택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수영대표팀(경영) 훈련에 참석했다. 방송출연과 각종 행사로 여느 때보다 바쁜 연말을 보낸 박태환은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비해 홀쭉해진 모습이었다. “6kg이나 빠졌다”고 말한 박태환은 “쉬는 동안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수영 대회가 아닌 여행을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미있게 잘 다녀왔다”고 밝게 웃었다.
자연스레 화두는 1500m 출전에 맞춰졌다. 1500m는 그동안 효율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던 종목이다.
이미 세계 정상을 맛 본 자유형 200m, 400m와 달리 1500m는 일류 선수들과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박태환의 개인 최고기록인 14분55초03은 2008년 은퇴한 그랜트 해켓(30·호주)의 세계기록(14분34초56)과 무려 20초 넘게 차이난다.
최근에 전담팀 관계자로부터 1500m를 포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박태환은 즉답을 피했다. 박태환은 “지금 말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2월에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데 마이클 볼 코치와 상의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불참하겠다는 뉘앙스가 강했다. 박태환은 “1500m는 쉽지 않다. 어떤 방향으로 되던, 지구력에도 도움이 되니 일단 훈련은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상하이세계선수권 목표를 “평균 이상의 성적”으로 잡았다. 2007년 호주대회에서 영광을 일궈냈고 2009년 로마대회에서 참패를 맛봤으니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은 좋은 기억과 좋지 않은 기억이 모두 있다. 이번에는 평균 이상의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며 “최종 목표인 2012년 런던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이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실시한 박태환은 2월초 전지훈련지인 호주로 넘어가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박태환은 상하이세계선수권이 열리는 7월까지 3~4차례 한국과 호주를 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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