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의 반란… 박근혜 탈당시켜라
청와대 개편과 내각이 새로운 인사로 교체되고 있다. 청와대의 경우 임태희 비서실장 내정자,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 이성권 코트라 감사 등 4~50대가 속속 입성하고 있다.
총리 인선에서도 ‘깜짝 놀랄 만한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집권 2년반이 이제 지났지만 조기 레임덕 현상으로 MB 정권에 입성하는 데 기피하는 증상마자 엿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대권을 거머 질 경우 MB 정권하에서 복무한 인사들에 대한 ‘보복’이 가해질 것이라는 피해의식이 친이 진영내에서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친박은 MB정부에서 홀대를 받았다. 정권을 함께 창출했는데, 친박에게는 ‘생색내기용’ 인사가 전부였다. 친박은 여당이 되고도 ‘폐족’으로 전락한 것이다. 친이계에서도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과 포항인맥이 독식을 했다. 이런 저런 연유로 친이와 친박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친이계가 박근혜 대세론을 경계하는 이유이다. 한나라당내에서도 현재권력인 이명박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청와대와 친이계에선 97년 대선을 벤치마킹에 열중하고 있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YS와 이회창이 치고받으며 대립각을 세웠다. 분개한 대통령이 탈당했다. YS는 한나라당 9룡중 한 명인 이인제 후보가 경선불복하며 당을 뛰쳐나가 대선 출마를 해도 말리지 않았다. 그 결과 DJ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또한 DJ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 역시 중단을 지시했다.
실제로 DJ는 이회창 후보를 40만표 차이로 신승했다. 물론 DJP 연대가 한몫했다. 하지만 이인제 후보가 490만표를 획득하지 못했다면 DJ의 승리는 불가능했다.
YS가 사석에서 “현직 대통령이 누구를 안 되게 하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고 밝힌 배경이다.
청과 친이계는 박 전 대표를 이인제 후보처럼 경선 불복하게 만들어 뛰쳐나가게 하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나라당이 친이 친박으로 나뉘어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 97년 대선 구도가 롤 모델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MB 정권이 구잠룡인 정몽준 전 대표, 정운찬 총리를 비롯해 신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내정자, 김태호 경남지사 등 대선 후보를 다자구도로 만드는 배경 역시 YS 시절 ‘9룡의 출현’과 너무나 흡사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탈당은 쉽지 않을 듯싶다. 97년 당시 YS가 탈당했듯 이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친박 내부에선 이 대통령을 탈당을 요구한바 있다.
2012년을 앞두고 한나라당내 대선구도는 복잡해질 전망이다. 친이와 친박이 서로 나가라고 싸울 공산이 크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에 분석이다.
민주당으로선 한나라당내 싸움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MB 정권하에서 ‘제2의 이인제’가 출현 할 것인지 출현한다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MB가 YS와 창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아니면 김대중-노무현 뒤를 따라 정권을 재창출 할 것인지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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