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토크쇼 첫선
경마방송의 새로운 도전
경마방송의 새로운 도전

지난해 12월 26일 서울경마공원의 마지막 경마일, 경마공원 및 각 지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때 아닌 호사를 누렸다. 서울경마공원을 대표하는 조교사와 기수인 신우철-조경호 기수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KRA 경마방송이 야심차게 내놓은 ‘경마토크쇼-만나고 싶었습니다.’(연출 김준영 PD, 총괄 문선호 KRA 방송팀장)의 촬영이 한창이었다. KRA 방송팀은 지난해 7월 경마방송 개편계획에서 하반기 중 경마토크쇼 1회를 제작해 연말에 방송할 것임을 밝혀둔 바 있다. 그 현장속으로 들어가 본다.
경마토크쇼의 첫 주인공은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우철 조교사와 조경호 기수가 차지했다.
KRA 경마방송의 간판인 신기환, 김수진 아나운서가 함께 토크쇼 진행을 맡아 두 남자의 유쾌한 이야기를 끌어냈다.
신우철 조교사와 조경호 기수는 금년도에만 44승을 합작하며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조경호 기수는 소속조 시절부터 34조와 인연을 맺고 활동했으며 프리기수가 된 이후에도 34조 주력기수로 활동해 왔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에서는 지난해에 이들의 뛰어난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두 명 모두 금년 다승왕과 관련한 질문에는 “솔직히 욕심이 났었고 조금은 의식했다”고 말해 매우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마필관계자들에게는 다소 민감한 질문인 경주성적과 관련해서는 “매 경주 최선을 다해 경주에 임하지만 인기마가 입상하지 못했을 때 경마팬들에게서 받는 비난이 가장 견디기 힘들며 그럴 때 이 일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간 중간 사생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신기환 아나운서의 촌철살인 질문에도 두 명 모두 능숙한 솜씨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 녹화가 끝난 후 관계자들로부터 첫 토크쇼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후문이 있었다.
‘토크쇼’라는 새로운 도전, 만만찮았던 제작과정
사상 첫 토크쇼의 제작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우선 KRA 경마방송 역사상 토크쇼라는 장르를 다뤄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방송팀원 모두 각종 토크쇼 및 대담프로그램 모니터 등 노하우 쌓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어느 정도 토크쇼 진행에 대한 밑그림이 완성돼 갈 때 쯤,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출연진 섭외에 빨간불이 켜진 것. 당초 경마방송이 기획한 토크쇼에는 조교사-기수는 물론, 마주와 마필관리사 등 평소 경마팬들이 자주 만나보기 힘든 직종의 출연진까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섭외가 녹록치 않았다.
우선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할 기수와 조교사 섭외부터 문제였다. 평소 인터뷰조차 어려워하던 그들이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을 것. 결국 방송팀원 모두가 총 동원돼 관계자들 설득에 나섰고 끝내 최우수 조교사와 기수로 선정된 두 사람이 출연하게 됐다.
한편 경마방송을 통해 신우철, 조경호 기수를 만난 경마팬 H씨는 “무심코 본 화면에서 신우철 조교사와 조경호 기수가 나와 깜짝 놀랐다”면서 “그간 접하기 힘든 솔직한 부분을 조명해 매우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KRA 홈페이지에도 “기수복을 벗은 조경호 기수를 보니 새롭다”, “기수와 조교사들의 애환도 보았고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등 칭찬 일색이었다.
KRA 방송팀 문선호 팀장은 “며칠씩 밤을 새며 제작회의를 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지난주 첫 방송이 나간 후 격려와 질책을 동시에 받았는데,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 향후 토크쇼를 추가 제작 할 때 더 낳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송팀의 한 관계자는 “준비가 쉽지 않아 내년도에 지속적으로 편성할지에 대한 즉답을 하긴 어렵다”면서도 “경마팬들의 반응이 좋았던 만큼 내년도 추가제작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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