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A 한국마사회(회장 김광원)가 올해 6월부터 지하에 있던 하마대 및 후검량실을 지상으로 올려 운영하면서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마대와 후검량실은 경주 진행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진행과정의 일부로 꼽혀 그동안 공개가 안 되던 곳이다. 이전까지는 경주가 끝나면 기수가 말에 기승한 채 그대로 지하마도로 들어가 고객이 볼 수 없는 지하 하마대에서 말안장을 해체하고 기수 체중을 재는 등의 후속과정을 진행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예시장에서부터 계속 봐 오던 경주진행 모습이 결승선 통과 직후부터 차단되어 답답한 느낌이 있었고, 마필 역시 지하마도 입구의 경사진 내리막길에 다리 관절에 악영향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궁금증이 해결됐다.
마사회 심판처는 지난해 12월 지상 하마대 및 후검량실 신축공사를 완료했다. 한동안 시범운영을 거친 후 지난 6월 하마대 및 후검량실 운영 장소를 본격 변경, 시행 중에 있다.
이 시설의 ‘지상화’ 총지휘를 맡은 서울재결전문위원 황인욱 차장은 “지하 시설을 지상으로 옮기면서 무엇보다도 마필관계자와 경마팬들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었는데, 고객들께서도 좋아하시니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사회는 이번 경마진행시설 이전 공사에서 지하마도 공간 특성상 다소 협소할 수밖에 없었던 하마대 폭을 약 40cm 확대함으로써 기수 하마 및 장구 해체 과정의 사고 발생가능성을 감소시키고 복잡한 이동 동선으로 인해 역시 위험했던 마체검사 역시 별도 장소 확보로 전보다 훨씬 안전해졌다.
기수와 말이 경주 후에도 지상에 남아있음으로 인해 기수에 대한 비방, 욕설이나 말에게 물건을 던지는 행동, 말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 문제 등 관계자들이 우려했던 상황도 지상 운영과 함께 말끔히 사라졌다. 실제로 이같은 시설의 지상 운영 4개월째에 접어든 현재 고성을 지르거나 물건을 투척하는 등의 상황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 경마팬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 달에 한두 번 남편과 함께 이곳 서울경마공원을 찾는다는 이정민(서울 방배동·30)씨는 “하마대와 후검량실이 결승선에서 멀지 않은 지상으로 옮겨지니 착순 발표와 경주확정 시간도 그 전보다 1~2분 단축된 것 같다”며 무엇보다 신속해진 경마진행을 마음에 들어 했다.
매주 경마공원을 찾는다는 현종철(과천 별양동, 51)씨 역시 “기수들이 후검량 받는 모습을 밖에서 지켜볼 수 있어 좋다”면서 “예전에는 기수가 후검량에서 체중 변화가 있었는지, 경주를 뛰고 난 마필 상태가 아직 힘이 차 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원하면 누구든 여기에 내려와 볼 수 있다. 이런 게 투명경영 아니겠느냐”고 마사회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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