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타고 재활도 하고… “서로 도와요”
말도 타고 재활도 하고… “서로 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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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26 11:18
  • 승인 2010.10.26 11:18
  • 호수 861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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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과 KRA(한국마사회)가 함께 하는 경마 길라잡이
심승태 기수-재활승마 봉사를 펼치는 모습

승마는 기승자가 자연스럽게 관절을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승마는 여러 근육과 인대 강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장애인들의 경직된 신체에 유연성을 길러주고 자세를 교정시키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활승마’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활승마는 신체적인 효과뿐 아니라 승마를 배우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삶의 질이 향상돼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재활승마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장애인 본인의 노력은 물론이고 말과 리더, 사이드워커, 지도자가 한 팀이 돼 ‘대화’해 나가야 한다. 재활승마를 하는 이들의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리더에 2명의 사이드워커, 지도자까지 시간을 맞춰 재활 장애인을 도와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봉사자가 많지 않아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일반 봉사자들도 매번 시간을 지켜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재활승마에 꾸준히 참여하며 타의 모범이 되는 이가 있다. 바로 ‘학구파’로 알려진 심승태 기수다.


훈련과 조교, 그리고 시합

하루하루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심승태 기수는 ‘그래도 내가 먼저’라는 생각으로 재활승마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예전에 어깨를 다쳤을 때 힘들었던 기억 때문인지 누구보다도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물론 그 때문만은 아니다.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다. 재활승마 관련 공부도 하고 있으며 11월에는 워크숍 계획도 있다. 처음 재활승마를 배울 때 승마교육원 교관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는데, 그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학구파 심승태 기수 모범

“재활승마를 처음 하는 장애인 중에는 무서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옆에서 사이드워커, 리더, 지도자가 말을 건네는 게 중요하다. 그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심리적인 안정이 오고, 그게 운동으로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한 팀을 이뤄 나가는 과정이 곧 재활승마의 보람이라고 말하는 심승태 기수. 재활승마는 말 위에서 말을 다룰 때와는 또 다른 훈련과 마음가짐이 필요한 일이라고 한다.

“말 위에서 말을 조종하는 것과 달리 재활승마에서는 말과 나 자신뿐 아니라 기승자의 마음까지도 일치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훈련된 말들이라 안전하지만, 동물이기 때문에 분명 돌발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말도, 기승자도 침착해질 수 있도록 우리 봉사자들이 잘 도와야 한다.”

이러한 도움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데, 봉사를 할 때마다 심승태 기수는 그 점이 아쉽다고 한다. 봉사자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매번 인원이 바뀌고 말과 봉사자, 기승자 간 교감이 깊어지는 경우가 흔치 않은 것.

그러나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봉사자로 참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프로그램에 신청하면 사이드워커 역할은 현장에서 바로 배워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수가 적지만 사람들이 조금씩만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준다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겪는 이들이 재활승마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심승태 기수의 바람이다.

바쁜 일상 중에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만드는 심승태 기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타인에 대한 도움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그의 조용한 행동이 큰 울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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