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과 KRA(한국마사회)가 함께 하는 경마 길라잡이
일요서울과 KRA(한국마사회)가 함께 하는 경마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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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9-28 14:50
  • 승인 2010.09.28 14:50
  • 호수 857
  •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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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명마, 씨수말로 2막 연다

서울 근교 대표적인 가족공원으로 입소문이 난 서울경마공원은 매 주말, 휴일을 즐기러 온 가족단위 고객과 연인 등 약 3만여 명의 경마팬이 운집한다. 경마를 즐기는 많은 경마팬들에게 최고의 순간은 누가 뭐래도 자신이 응원하는 말이 결승선을 1등으로 통과하는 순간 일 것이다. 그 이유 때문에 경마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 구력(?)에 관계없이 좋아하고 아끼는 말이 한 두 마리씩은 있게 마련. 그러나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 아무리 좋아했던 말이라 할지라도 은퇴를 한 뒤 기억의 뒤안길로 멀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과거에 경주로를 주름잡던 마필 중 몇몇 암말들이 생산현장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경마팬들의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고 있다. 지금은 추억속의 명마가 되어버렸지만 경주로 밖에서 한국경마를 후방지원하고 있는 마필들을 살펴본다.

‘가속도’는 1990년 6월 데뷔해 데뷔전을 포함 내리 6연승을 내달리며 당시 떠오르는 신예마로 분류되어 경마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해 연말에 열린 제9회 그랑프리(GI) 경주에서 우승하며 데뷔 후 최단기간, 최연소, 무패 그랑프리 우승이라는 기록도 함께 가지게 되었다. 암말임에도 특유의 파워는 수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할 만큼 타고난 능력마였다. 연승행진을 이어오다가 1991년 한국마사회장배 경주에서 5착으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그해 연말에 치러진 그랑프리(GI)에서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뒤 홀연히 은퇴했다.

은퇴 전까지 ‘가속도’가 기록한 경주기록은 13전 12승, 승률 92.3%이니 성적만으로도 단연 한국경마를 대표할만한 명마라 하겠다. 1992년 번식등록을 마친 ‘가속도’는 현재까지 10마리의 자마를 생산했으며, 그 중 ‘가속왕’과 ‘가속세대’ 두 마리의 자마들이 서울경마공원에서 1군으로 활약하다가 지금은 어머니처럼 씨암말로 맹활약 중이다. 또한 작년 5월에 출산한 자마는 KRA가 보유 중인 유명 씨수말인 ‘메니피’와의 교배로 태어난 망아지로, 조만간 경주로에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어머니의 명성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에 데뷔하기 전 순치과정에서 5명이나 차여 병원에 후송될 만큼 거칠었던 ‘고려방’은 그 사나운 성미만큼이나 놀라운 경주력으로 과천벌을 압도했다.

당시 ‘고려방’은 담당했던 김점오 조교사는 “경주마라기보다는 사자나 호랑이 등 맹수같았다”고 회상할 정도. 지난 2001년 9월, 경주로에 데뷔한 ‘고려방’은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주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2002년 스포츠서울배, 2004년 뚝섬배(GIII) 대상경주를 우승하는 등 대상경주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인 마필이다. ‘고려방’이 경주마로 기록한 통산 성적은 36전 18승, 2착 9회로, 승률 50%, 복승률 75%였다.

경주마로 마지막 출전했던 대통령배(GI) 대상경주에서 3위로 골인한 뒤 은퇴했고 이듬해 번식마로 등록한 ‘고려방’은 국내산 씨수말의 활동이 전무했던 교배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킨다. 씨수말 데뷔 첫해인 2006년도부터 작년까지의 교배기록을 살펴보면 모두 28두의 씨암말과 교배활동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7두의 암말과 교배를 한 것으로, KRA가 보유한 정상급 씨수말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국산마 출신 씨수말이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국내 교배시장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씨수말 데뷔 후 처음으로 태어난 자마들 중 4두의 마필이 이미 경주로에 데뷔했으며 2008년 출생한 마필들 중 현재 2두가 경주마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마필들도 조만간 경주마 등록 후 경주로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방’의 피를 물려받은 자마들의 성적에 따라 국내산 씨수말 전체의 가치가 치솟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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