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으로 얼룩진 열성 ‘금메달 향해 하이킥 날리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은 땀이다. 오는 11월 12일 개막식을 올릴 제 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해 국가대표 선수들은 오늘도 피와 땀을 흘리며 연습에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는 수영, 양궁, 사격, 유도, 태권도, 역도 등을 포함 총 42종목의 경기가 치러진다. 그 중에서도 태권도는 양궁과 함께 메달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태권도는 종주국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 찌는 8월 더위에 맞서 맹훈련 중인 태권도 국가대표팀을 [일요서울]이 만나봤다.
지난 4월‘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 선발 최종대회가 치러져 총 12체급(남자 6, 여자 6)의 국가대표 주인공이 선발됐다.
남자부 6명은 -54kg급 김성호(용인대), -63kg급 이대훈(한성고), -68kg급 김응현(용인대), -74kg급 장경훈(수성구청), -87kg급 박용현(용인대), +87kg급 허준녕(삼성에스원)이고, 여자부에서는 -46kg급 황미나(동아대), -53kg급 권은경(삼성에스원), -57kg급 이성혜(삼성에스원), -62kg급 노은실(경희대), -67kg급 강보현(한국체대), +73kg급 오정아(인천시청)가 최종 선발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고등학생 대표선수가 탄생돼 눈길을 모았다. 서울 한성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대훈이다. 한마디로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임수정, 차동민, 손태진, 황경선이 탈락된 것이다.
이에 대해 류병관(용인대 교수) 국가대표팀 감독은 “세대교체 시점이 아니다. 대표선발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의 기량은 비슷하리만큼 뛰어나다”며 “대회 당일 해당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될 뿐이다. 선수는 최상의 컨디션에서 자신의 기량을 100%로 발휘할 때 훌륭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연습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자신과 싸워 지는 선수는 승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하루 스케줄
태권도에는 16개의 금메달이 배정돼있다. 한국선수는 남녀 6종목씩 총 12종목에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들은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매트 위에서 피와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피와 땀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광저우에서 금메달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류 감독은 “12종목 전원 선수들이 다 메달을 따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8개 이상의 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군대처럼 생활한다. 매일 5시 40분 기상을 한다. 6시부터 7시까지 1시간 동안 유연성을 키우는 새벽운동을 한다.
그리고 아침 식사를 한다. 태릉선수촌의 식사는 영양 밸런스가 좋아 선수들에게 인기다.
선수들은 오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체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근육강화 훈련을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선수들에겐 기초적인 훈련이다. 이를 통해 선수는 강인한 몸을 가지게 된다. 선수들의 땀이 매트를 적실만큼 강도 높게 진행됐다. 선수들에 얼굴에선 투지가 느껴졌다.
점심을 먹고 3시까지 휴식을 취하며 개인 시간을 가진다. 오후 3시부터 본격적인 오후 훈련을 시작한다. 실전을 대비한 태권도 기술향상 훈련을 한다.
특히 전자호구 시스템 도입으로 여기에 따른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연습 중이다. 전자호구 시스템은 기존의 소리와 타격 강도에 따라 점수 채점을 하는 방식을 넘어 터치와 소리가 면에 닫아야만 점수가 주어지는 센서로 되어있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아직까지 이 방식을 낯설다. 때문에 연습을 통해 전자호구와 가까워지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선수촌에 입촌한 국가대표팀이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째다. 선수들은 강인한 모습으로 변했다. 1개월간의 강인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눈에서는 투지에 불타오른다. 이단옆차기 한방이면 상대방 선수가 나가떨어질 것 같은 위엄마저 느껴진다.
전문희(한성고 감독)훈련감독코치는 “아직까지는 조직 적응기”라며 근력운동, 심폐지구력 훈련, 실전대비 전술훈련, 그리고 마인드 컨트롤 훈련을 마지막으로 총 4단계의 훈련 계획을 말했다.
광저우 게임 대비 총 4단계 훈련계획
전 코치는 “선수들이 전술에 비해 근력이 많이 딸려 모든 운동의 중심을 1단계인 근력운동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 선수들은 유연성과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근육양이 a g지않아 히팅 파워가 세지 않다”며 “현재 근력향상 프로그램에 70~80% 중점을 둔다”고 근력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대표 팀은 심폐지구력 훈련을 위해 태백산맥을 갔다 올 계획이다. 한마디로 지옥훈련이다. 선수들은 태백산맥을 넘어야 광저우를 넘을 수 있다. 이 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더욱 강인해 질것이다. 산을 넘는다는 것은 자연을 극복하는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2분 3회전 게임이다. 총 6분 동안 경기를 뛰는 셈이다. 하지만 하루에 그런 게임을 다섯 번이나 해야 한다. 더욱이 6분만 경기에 임하는 것이 아니고 준비 시간 등을 합하면 피로가 빨리 쌓일 수밖에 없다. 피로 회복을 위해선 심폐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전술훈련기인 3단계는 10월말까지 선수 개개인의 특기 훈련과 수비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며 득점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할 계획이다.
류 감독은 “4단계는 제일 중요한 경기 전 컨디셔닝 조절 훈련이다. 대표선수들의 기량은 비슷하게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어느 선수가 당일 컨디션이 좋았나에 따라 성적의 차이가 난다. 경기시간 동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코칭 스텝들이 도울 것이다. 중국 관중들이 변수가 될 요지가 높다고 판단, 선수들의 정신력과 초연하게 경기를 임할 수 있는 멘탈 트레이닝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눈여겨 볼만한 대표 선수들
류 감독과 전 코치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대훈 선수를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대훈 선수는 유일한 고등학생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고등학생이 선발 된 것은 이 선수가 처음이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 최종대회의 -63kg급 6경기를 12대 0, 11대 4, 18대 10, 15대 5, 13대 3, 13대 3으로 상대 선수를 10점 차이로 따돌리며 게임을 승리해 새로운 신예 태권도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유망주로도 언급된다. 이 선수를 오랫동안 학교(한성고)에서 지도한 전문희 코치는 이 선수의 기량을 “아시안게임에서 80% 정도를 끌어올리면 2년 후인 런던 올림픽에서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의 특기는 긴 발을 이용한 상단치기다. 골반 유연성이 좋아 쉽게 다리를 들어 올린다. 키가 181cm로 체격조건 또한 뛰어나다. 경기 룰이 바뀌면서 혜택을 받았다는 그는 겸손했다. 상단치기는 최고점수인 3점이며 몸통치기는 1점이다.
또 한 명의 주목해 볼만한 선수는 -87kg급 박용현(용인대 1학년)이다.
류 감독은 “선발대회 전까지만 해도 박 선수가 대표선수로 채택이 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면서 “박 선수가 대회 전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어 경기에 제대로 임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87kg는 특히 경쟁이 치열한 체급이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박 선수가 미들급의 쟁쟁한 선배들을 가볍게 이겼다. 승자로서 당당히 대표선수로 발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코치는“부상에도 불구하고 (박 선수의) 근성과 승부수로 경기를 잘 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광저우 게임 참가 전에 다시 한 번 찾아와 달라진 선수들의 모습을 취재해 달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더위를 잊어버린 듯한 우렁찬 기합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박주리 기자]park4721@dailypot.co.kr
[사진 : 맹철영 기자] photo@dailypot.co.kr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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