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영·황영원 신인 조교사의 야심 찬 인생 2막

“프로답게 결과로 말하겠다!”
지난 18여 년간 서울경마공원에서 각각 마필관리사와 기수로 활동해 온 신삼영 조교사(46세)와 황영원 조교사(42세)가 7월 1일부로 각각 41조와 47조 마방을 대부받아 개업했다. 쉼 없이 한 길을 달려온 두 사람이 다시 펼친 인생 2막의 시작은 어떨까. 오랫동안 품어 왔던 꿈을 이룬 두 신인 조교사의 야심 찬 변을 들어보자.
“트리플크라운 넘어 세계적 조교사 될 것”
8조(김춘근 조교사)의 둥지를 떠나 새 출발을 하는 신삼영 조교사의 얼굴은 다소 상기되어 있었다. “조교보로서 안정된 생활을 하다가 결과로 승부하는 프로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 같아 긴장된다”는 신삼영 조교사는 “41조 마방을 경영하는 CEO로서의 마인드를 새롭게 하겠다”며 첫 소감을 밝혔다.
신 조교사의 목표는 확고하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는 훌륭한 말을 육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그에게 국내 무대는 최종목표는 아니다. 먼 훗날 재팬컵, 두바이컵 출전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경마의 국제화에 자신이 한 몫하고 싶다는 포부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영어학원도 꾸준히 다니며 회화실력을 늘리고 있단다. 평소 신조인 “Stay hungry"에 걸맞은 넓은 배포다.
신삼영 조교사가 세계무대로 자꾸 눈을 돌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마필관리사 출신으로 조교사협회에서 주선한 해외연수에 선발된 1기이며, 이후 조교사가 된 ‘1호’라는 위치는 마음가짐을 남다르게 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남이 딛지 않은 눈길을 처음 밟는 자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딛는 첫 발길이 다른 마필관리사가 뒤따를 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책임감과 동시에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41조 마방은 6마리의 말로 시작할 예정이다. ‘볼드윈즈’, ‘위닝머신’, ‘트리플위너’ 등의 기존 경주마와 ‘불꽃요정’이라는 신마가 한솥밥을 먹게 된다. 마방을 운영하는 것은 조교사와 관리자, 기수 등 다양한 이들이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와도 같다고 말하는 그. 신 조교사는 사람을 중시하는 리더십으로 41조 마방의 힘을 키워나가겠다는 각오다.
“포기 않는 근성이 내 특기… 성적으로 말하겠다”
기수로서 이름을 먼저 알린 황영원 조교사는 47조 마방에 새살림을 꾸렸다. 그의 시작은 결코 화려하지는 않다. 황영원 조교사가 기수로서 거둔 성적은 829전 71승, 승률 8.6%, 복승률 18.2%. 큰 키가 핸디캡이 되어 기수로서 크게 두각은 나타내지 못했다. 47조 마방에 소속된 마필도 아직 ‘임페리얼스타’라는 말 뿐이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히딩크 감독처럼 현역시절 스타가 아니었던 선수가 명장으로 거듭난 예는 얼마든지 많다.
황영원 조교사는 기수시절 명문 마방을 지닌 조교사들과 일한 경험이 자신의 마방을 훌륭하게 운영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소위 잘 나간다는 신우철 조교사, 최영주 조교사 등을 보며 마방 운영의 생리에 대해 배웠다”고 말하는 그는 어깨너머로 배운 노하우를 백배 발휘하여 점차 힘을 떨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서두르지 않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실패하는 것보다 부끄러운 것이 포기하는 것이다”라는 신조로 마음을 다잡으며 마방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는 황 조교사의 눈빛은 유난히 다부지게 빛났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국 말보다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말은 아끼고 결과로서 보여주겠다는 황영원 조교사. 포기를 모르는 그의 단단한 다짐이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기를 빌어본다.
[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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