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정동영-손학규’ 당권 3파전
민주당 ‘정세균-정동영-손학규’ 당권 3파전
  • 전성무 기자
  • 입력 2010-06-29 11:06
  • 승인 2010.06.29 11:06
  • 호수 844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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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빠진 당권 전쟁 시작됐다”
6·2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은 제자리 걸음이다. 혁신의 조짐이 없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는 절대적 승리가 아닌 상대적 승리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 혁신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20~30대 젊은 층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대변하지 못했다. 정권에 대한 비판만 있었을 뿐 현실적으로 얻은 것이 없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정세균-정동영-손학규의 당권 3파전이 예고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전원사퇴와 함께 젊은 층 수혈의지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을 향한 혁신의 목소리를 따라가봤다.

최근 여의도에서 흥미로운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6월 23일 오후 여의도 사학연금회관 2층 회의실에서 민주당 의원 5명(강기정, 김진애, 박선숙, 백원우, 최문순)은 ‘6·2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의 도전과 과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에게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토론은 ‘민주당 혁신’이라는 큰 논제로 출발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고원 상지대 교수,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주제발표를 했으며,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김종배 시사평론가, 시사인 고재열 기자가 패널로 참여했다.

고원 상지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민주당이 6·2지방선거에서 잘한 것은 연합정치 하나 밖에 없다”면서 “사실 그다지 잘한 것도 아닌데 결과가 좋게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은 준비돼 있지만 정작 민주당은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이번 선거에서 민심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려는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고 그래서 완전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그릇이 작아서, 준비가 안 돼 있기에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고 말했다. 유씨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이후 행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주류·비주류 싸움은 있지만 국민들에게는 당의 얼굴이 안 보인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MB심판 민심을 2012년까지 효과적으로 결집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감동의 정치를 펴나갈 민주당 내 주체형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혁신 위한 ‘실천’ 해야

또 다른 토론자들은 민주당에 혁신에 대한 ‘실천’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민주당에 혁신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항상 하는 ‘시늉’만 하고 결실은 없었다는 것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민주당 내 개혁세력들이 눈치 보지 말고 제대로 싸워야 한다”면서 “민주당의 주류·비주류 싸움을 보고 있으면 그들을 가르는 색깔 차이가 무엇인지 국민은 알지 못한다.오직 눈에 띄는 것은 밥그릇 싸움”이라면서 “당의 문호를 개방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인사가 다수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특히 “민주당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개혁을 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1차 관문은 7·28 재보선에서 누구를 공천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혁신은 물 건너 간 것일까. 이처럼 각계에서 민주당에 대한 혁신의 목소리가 높지만 정작 민주당은 요지부동이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 구도가 정세균-정동영-손학규 3파전으로 갈 공산이 높아졌다. 당초 주류-비쥬류 간 2파전에서 손학규 전 대표가 칩거를 접고 당 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손 전 대표는 주위의 당 대표 출마 권유에 대해 당초 ‘정치에 관심 없다’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다’며 입장을 선회, 거취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전원이 사임하고 당권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한나라당과는 딴판이다. 쇄신보다는 선거 승리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나라 당권 유력 주자 불출마

반면 이번 지방선거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나라당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정몽준 전 대표 등 당권 유력 주자들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4선의 홍준표, 나경원 의원이 최근 당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이 다시 구체제로 회귀할 수 없으며, 반드시 쇄신하고 개혁해야 한다”면서 “뜻이 크고 기개가 있어 얽매이지 않는다는 ‘척당불기’ 정신으로 우리 모두 전진하자”고 밝혔다. 남 의원 역시 “지금 한나라당의 위기 속에서 제가 느끼는 자기반성과 책임감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면서 “그동안 당과 청와대를 향해 민심의 경고를 전달해왔지만 말에 머문 채 진솔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당의 쇄신을 강조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행보에 대해 한나라당이 혁신을 강조하며 인적쇄신이 진행되고 있지만, 민주당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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