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제37대 대한체육회장 임명은 상당한 이슈였다. 80년대 유도협회장과 대한올림픽위원장을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까지 경험한 박 회장은 기업인 가운데도 유독 스포츠와 인연이 크다.
그러나 당초 박 회장 당선을 유력하게 본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현재 체육회를 4등분하고 있는 연세대·고려대·용인대·한국체대 출신도 아닐뿐더러 유력한 여권 후보인 유준상 한나라당 상임의원을 비롯해 3명의 후보가 고려대 동문이었다.
박 회장을 체육회 수장으로 밀어올린 주역은 바로 김정행 용인대 총장(대한유도회장·대한체육회 부회장)이었다. 김 회장 역시 유력한 체육회장 후보였지만 일찌감치 박 회장을 공개지지하며 연합전선을 구축했고 막강한 인맥을 발휘, 당선을 이끌었다.
박용성 회장이 두산그룹과 중앙대에 있어 대한체육회장까지 겸임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상대진영의 주장도 김 회장의 행동력 앞에 무력화됐다. 유도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표팀과 체육회 사정에 밝은 그는 실직절인 체육회 실무를 도맡으며 2인자로 급부상했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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