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출전 외압과 순위조작 파문으로 얼룩진 쇼트트랙 진상조사가 ‘상처뿐인 결과’를 낳았다. 불출전 외압의 원흉으로 지목된 전재목 코치는 영구제명, ‘짬짜미 논란’으로 맞선 이정수(21·단국대), 곽윤기(21·연세대)는 선수 자격 1년 정지 권고가 내려진 것. 빙상연맹이 권고를 받아들일 경우 이들은 꼼짝없이 중징계의 희생양이 될 처지다.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 구성된 공동조사위원회(위원장 오영중 변호사)는 또 이번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한빙상경기연맹 집행부의 대폭 물갈이와 함께 쇼트트랙 종목의 안정화를 위한 제도개선위원회(가칭) 구성 및 대표선발전 방식의 개선을 촉구했다.
조사위는 지난달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표선발전에서 짬짜미를 요구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의 출전을 막은 전재목 코치에게 영구제명을 내리도록 했다”며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팀플레이에 관여한 이정수와 곽윤기는 최소 자격정지 1년 처분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김기훈 전 대표팀 감독은 담합 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한 사실을 들어 3년간 연맹활동을 제한했고, 지난해 대표선발전 경기위원회 위원들도 3년간 직무활동 제한을 권고했다. 더불어 관리 감독 책임을 들어 쇼트트랙 부회장인 유태욱 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자진사퇴도 촉구했다.
2010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코치 외압’을 주장한 이정수의 폭로로 불거진 쇼트트랙 파문은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나눠 먹기식’으로 대회가 운영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문화부와 체육회, 빙상연맹이 함께 공동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14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조사위의 발표가 나옴에 따라 빙상연맹은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해당 선수와 코치에 대해 징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이 주장한 ‘윗선’의 실체는 이번 조사에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쇼트트랙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코치 1명과 몇몇 선수에 대한 징계로 마무리 짓는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이수영 기자 severo@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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