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日프로야구 개막 ‘스포츠 한류’ 뜬다
심층분석 日프로야구 개막 ‘스포츠 한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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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23 09:56
  • 승인 2010.03.23 09:56
  • 호수 30
  • 5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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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의 ‘저팬드림’ 시작됐다
이승엽 - 김태균 - 이범호

일본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 김태균, 이범호, 임창룡, 이혜천 등 ‘저팬 드림’을 향한 힘찬 출발이 시작됐다. 영화와 방송을 통해 ‘한류’가 인기를 끈데 이어 올해는 ‘스포츠 스타’들의 맹활약으로 스포츠 한류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야구선수들의 활동상황을 되짚어 본다.


김태균·이범호 ‘저팬드림’ 향해 질주

한화 이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태균(28·지바 롯데 마린스)과 이범호(29·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시범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저팬드림’을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속한 퍼시픽리그는 20일 개막, 약 6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김태균이 속한 지바 롯데는 세이부 라이온즈와 개막전을 치르며 이범호가 소속된 소프트뱅크는 니혼햄 파이터스와 개막전을 벌인다.

일본 언론의 지대한 관심 속에 김태균과 이범호는 성공적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3년간 최대 7억엔이라는 거액을 받고 크나큰 기대 속에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태균은 타율 0.342(38타수 13안타)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개막전 4번타자 출전 가능성을 부풀렸다.

특히 김태균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솔로 홈런을 뽑아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태균은 4번타자 겸 주전 1루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지바 롯데의 세토야마 료조 사장은 김태균 영입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태균은 파워와 기술을 겸비한 훌륭한 선수다. 수비도 안정적이다”며 “김태균이 4번타자 겸 주전 1루수로 풀타임 출장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니시무라 노리후미 지바 롯데 감독도 김태균에게 만족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어 무난히 4번 타자 자리를 꿰찰 전망이다.

스프링캠프 초반 일본 언론들이 3루 수비력을 걸고 넘어지면서 마음고생을 했던 이범호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하며 붙박이 주전을 향한 희망을 밝혔다.

소프트뱅크와 3년간 최대 3억엔을 받은 이범호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270(37타수 10안타) 1홈런의 성적을 올렸다. 연습경기에서는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시범경기에서 차가운 시선을 딛고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범호는 지난 7일 날린 홈런으로 코칭스태프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범호는 7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고바야시 마시히데를 상대로 투런포를 때려냈다.

김태균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이범호는 클린업 트리오의 뒤를 받쳐줄만한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범호와 주전 3루수를 놓고 경쟁한 마쓰다 노부히로가 시범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이범호는 무난히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막전에서 김태균은 세이부의 에이스 와쿠이 히데아키를, 이범호는 김태균에게 대형 홈런포를 헌납했던 다르빗슈를 만나게 된다.

한국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이들의 맞대결이다. 한화의 주축 선수로 팀을 이끌었던 김태균과 이범호의 방망이 대결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80타점 이상 올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인 김태균과 “3루수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 한국에 돌아올 것”이라고 배수진을 친 이범호. 한 때 동지였던 이들의 ‘재팬 드림’을 향한 여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임창용·이혜천, 야쿠르트 A클래스 이끈다

야쿠루트 스왈로즈의 마무리 임창용(34)과 불펜투수 이혜천(31)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일본 최고의 소방수로 우뚝 선 임창룡은 지난해 소속팀인 야쿠르트가 ‘강호’ 한신 타이거즈를 밀어내고 A클래스(상위 1,2,3위팀)에 진입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시속 160km에 이르는 ‘뱀직구’를 앞세워 일본 최고의 타자들을 압도하는 피칭을 선보였다. 2년 동안 61세이브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야쿠르트에서 임창용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이가라시도 없는 상황에서 임창용이 컨디션 조절 실패나,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투수진이 궤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해 후반 임창용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을 때 이가라시와 마쓰오카는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체력이 떨어진 데다가 자신들이 아니면 뒤에 던질 투수가 없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임창용은 4월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린 탓인지 시범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맞는 등, 4경기에서 1패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3.50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본 통산 100세이브와 야쿠르트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기 위한 임창용의 도전이 또다시 시작된다.

이혜천도 지난 해 42경기에 등판해 1승1패1세이브 12홀드에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성적 외적인 부분으로 좌타자를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센트럴리그 최강 요미우리를 상대로 12경기에서 0.95의 짠물 피칭을 선보였다.

이혜천의 목표는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과 선발 투수를 꿰차는 것. 1군에 기용되는 4명의 외국인선수 중 타자 2명과 임창용은 확실하다. 남은 1장의 카드를 이혜천과 선발 후보 토니 바넷이 경쟁을 통해 잡아야 한다. 시속 164km을 던진다는 에우로 데라크루즈는 제구력 문제로 당장 1군에 오를 수 없게 됐다.


이승엽, 계약 마지막 해 부진 딛고 부활 신호탄

벼랑 끝에 몰린 이승엽(34·요미우리 자이언츠)이 2010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참이다.

이승엽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17일 현재 19타수 5안타의 성적을 올렸다. 좀처럼 선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요미우리가 27일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르는 가운데 이승엽의 개막전 엔트리 진입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약관의 나이에 프로에 뛰어든 이승엽이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에서 개인훈련을 한 이승엽은 1월 말 일본으로 떠나기 전 ‘배수의 진’을 쳤다며 30홈런에 100타점을 목표로 설정, 주전 경쟁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승엽의 계획은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올해 시범경기만 보면 이승엽은 한때 일발장타 능력을 보유했던 대타 요원에 다름 없다. 17일 경기에는 선발로 나섰지만 이승엽과 어울리지 않는 9번·지명타자 자리에 섰다.

한국 최고의 타자로 일본에 진출해 2006년 타이론 우즈(전 주니치 드래곤즈)와 홈런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이승엽은 부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며 부활가능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이승엽에게 많은 기회는 없다.

이승엽은 올해 어느 해보다 힘든 생존경쟁을 거쳐야 한다. 예전처럼 클린업 트리오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거인군단’에는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알렉스 라미레스, 가메이 요시유키로 이어지는 일본 최강의 중심타선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수적인 부분에서는 1루수 요원도 풍부해 이승엽의 설 자리가 좁다. 오가사와라와 가메이는 1루수 경험이 있고, 라미레스와 다카하시 요시노부도 본의 아니게 1루수 연습을 하고 있다. 이는 요미우리의 외야 자원이 풍부해 1루수 자리에 몰린 것이 이유다.

이같은 상황이라면 컨디션이 좋은 타자라도 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 몰린 것은 어쩔 수 없이 이승엽 본인의 탓이고, 실력으로 정면돌파하는 방법 밖에 없다.

이승엽이 적어도 4월 안에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다시 2008년과 2009년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

손가락 인대 수술을 하면 타격감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야구인과 이제 이승엽도 적지 않은 나이라며 예전과 같은 기량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본 야구인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보란 듯이 한방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던 이승엽이었기에 부활을 기대하는 이도 적지 않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이승엽이 적자생존의 무대에서 생존 방법을 터득하게 될 지 주목된다.

[박태현 객원기자] pth36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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